커다란 드럼통의 포도를 발로 으깨는 행사에 참가하면 자신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맛볼수 있다.
타작마당 큰 잔치 “보고 또 봐도 좋다”
더도 덜도 말고
고향 한가위
같았으면…
추석을 앞둔 시기는 가진 것 하나 없을 지라도 장 프랑소아 밀레의 그림, ‘만종’의 주인공들처럼 겸허한 마음으로 감사를 드리려 애쓰게 된다. 별 다른 노력을 기울인 것 같지도 않은데 태양과 대지는 올해도 다름없이 풍요로운 결실을 맺어주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가운데 직접 농사를 짓는 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터이지만 우리 모두는 직접 간접적으로 모두가 연결 고리를 이루고 있는 공동체가 아니던가. 배가 주렁주렁 열린 과수원 주인의 기쁨, 포도가 풍작을 이룬 포도원 주인의 기쁨은 바로 나의 것이기도 하다.
축하할 이유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올해도 대풍이네.” 자글자글 논두렁길 같은 주름이 깊게 팬 우리 선조 농군들. 꽹과리를 울려가며 결실의 계절을 축하했던 게 뭐 남다른 수확이 있어서였을까. 하지만 조상님들은 한 해 동안의 열매를 앞에 대하며 이웃과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향연을 벌이는 여유를 갖고 사셨다. 봄이면 또 다시 보릿고개 넘기기가 힘들어졌지만 적어도 한가위 때만은 넉넉하게 잔치를 즐기셨던 선조들의 따뜻한 마음을 둥근 달 바라보며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태양이 대지의 열매를 주렁주렁 영글게 하는 계절, 남가주 곳곳에서는 결실의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와인 카운티라는 별명에 걸맞게 포도의 수확을 기뻐하며 벌이는 포도 수확 축제는 마치 프랑스나 이탈리아 시골마을 와인 축제와의 조우 같아 반갑기만 하다.
큰 드럼통에 포도를 넣고 맨발로 잘근잘근 밟으며 춤을 추는 과정을 통해 와인을 만들기 위한 힘든 노동은 축제의 분위기로 승화된다. LA 인근에서 펼쳐지는 결실의 축제들도 적지 않다. 대지의 결실을 축하하며 가을을 폐부 깊숙이 호흡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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