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선발 로테이션 진입 위해 사력 다할 터
첫 등판 때 어느 타자인지 모를 정도로 긴장
빅리그 승격 백차승
본보 단독 인터뷰
프로입문 5년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매리너스의 백차승이 9일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14년간 추구해온 목표를 어렵게 이뤄낸 만큼 올 시즌 메이저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동안 한인 팬과 언론으로부터 소외당하며 고군분투한 백차승은 내년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이뤄내는 것이 다음 목표라며“첫 등판 때 긴장한 나머지 어느 타자가 들어섰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며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백차승과의 일문일답이다.
-메이저 리거로 승격된 후 무엇이 달라졌나?
▲백: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부터 하늘과 땅 차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첫 등판 후 느낀 점은?
▲백 : 솔직히 어느 타자가 나섰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타자가 들어서면‘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각오로 볼을 던졌다. 볼 넷은 정말 아쉬웠다. 하지만 실점 없이 무난히 데뷔전을 치러 기쁘다.
-팀 동료들의 분위기는 어땠나?
▲백: 마지막 타자를 아웃시킨 후 좌익수 윌리 블룸퀴스트가 공을 건네주며‘축하한다’고 말했고 밥 멜빈 감독도‘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제이미 모이어, 에드가 마르티네즈 같은 대 선배와는 아직 조근조근 말을 하지 못했다. 한국보다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더 엄격한 것 같다.
-올 시즌 성적 목표는?
▲백: 메이저에 합류하자마자 승수와 방어율을 논하는 것은 건방지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올라온 만큼 시즌을 메이저 리거로 마치는 것이 올 시즌의 목표다. 선발에 들었으면 좋겠지만 계투요원이라도 우선 만족한다.
-내년 시즌 목표는?
▲백: 당연히 선발 로테이션 합류다. 현재 중간 계투요원 중 시게토시 하세가와만 빼고 모두 싱글 A때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동료이자 라이벌이다. 이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 선발진에 합류하는 것이 첫 목표고 선발에 합류한 후엔 10승, 3점 중반 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거 중 항상 탑 유망주로 꼽혀왔는데 이제야 메이저 리거가 된 것이 아쉽지 않은가?
▲백: 유망주 몇 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만년 유망주면 뭐하나? 메이저 입성을 일궈내지 못하면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후견인 이재우 전 OB 감독은 시즌 초반 승격 기회가 있었지만 손가락 부상으로 무산됐다며 결과적으로 8월 승격이 백차승에게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 입문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백: 주제 넘는 말 같지만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했다면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팔꿈치 수술 운동도 못하며 허송세월 한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지금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때 세운 결심을 끝까지 잊지 않겠다.
-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백: 컨트롤이 좋다는 것이 장점이고 공격적인 투구를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현재 92~93마일에 머물고 있는 볼 스피드를 95마일대로 올리는 것도 숙제다.
- 한번 상대해보고 싶은 팀은?
▲백: 장타보다 잘 갖다 맞추는 타자가 버겁다. 모든 투수가 마찬가지 일거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제이슨 지암비, 버니 윌리엄스, 히데키 마츠이 등 강타자가 즐비한 뉴욕 양키스 전에 출전하고 싶다.
- 한인 야구팬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백: 막 승격한 햇병아리가 열심히 뛰는 모습을 좋게 봐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실력을 쌓아 현재 매리너스 팜플렛에 일본어가 함께 써있는 것처럼 한국어도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할 말은?
▲백: 선발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겠지만 우선 내 자신을 이겨야 한다. 긴장을 풀지 않고 야구만 생각하겠다.
인터뷰 후 이재우 감독은“로스터가 늘어나는 9월‘묻어 가는’차원에서의 승격이 아닌 8월 메이저리그 입성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며“자나깨나 야구만 생각하는 정신력과 미국선수들과 견줘 손색없는 신체조건으로 오랫동안 메이저리거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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