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우드베리 경관이 프리웨이 순찰도중 차량등록 여부 확인을 위해 앞서 달리는 자동차 번호판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있다.
차선바꾸기·안전벨트 등
사소한 위반도 안 봐준다
과속·음주운전 악습여전
순찰자량 지나치자
주위 차량들 화들짝 감속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가 올해로 창설 75주년을 맞았다. 1929년 주의회가 교통법 집행을 위해 출범시킨 CHP는 세월이 지나면서 교통은 물론이고 컴퓨터 범죄, 차량절도 및 도난, 마약사범 단속, 주정부 청사 경비, 테러 예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주 경찰’(State Police)로 탈바꿈했다. 지난 5일 주내 129개 경찰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한인타운과도 인접한 CHP 센트럴 LA 스테이션을 방문, 대변인으로부터 CHP 현황을 브리핑 받은 뒤 직접 순찰차에 올라 긴장감 넘치는 임무수행 현장을 밀착취재 했다.
‘사소한 위반도 조심하세요’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께. 런치타임 트래픽으로 유명한 LA다운타운 110번 프리웨이. CHP 경력 5년차인 데니스 우드베리 경관의 두 눈은 독수리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1~2분쯤 지났을까. 오른쪽 갓길에 닛산 300ZX 쿠프와 도요타 캠리가 나란히 정차된 채 다른 경관에 의해 티켓을 받고 있었다. 무전을 주고받은 뒤 “닛산은 뒷 번호판이 없고 도요타는 차량등록이 만기됐다”고 짤막하게 브리핑을 해주고는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순식간에 2번 프리웨이 글렌데일 방향으로 들어섰다. 약 3년전 음주운전하던 20대 한인여성이 앞차를 들이받아 2명을 죽게했던 바로 그 장소다.
“여긴 과속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우드베리 경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위 차량들이 속도를 급격히 줄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CHP’의 위력이라고나 할까 차량들이 규정속도로 얌전하게 주행했다.
“요즘 프리웨이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과속과 음주운전은 여전하고 올들어 안전운행을 무시하는 대형트럭을 집중단속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차선변경시 시그널을 주지 않거나 안전벨트 미착용, 카시트 위반, 앞 유리창 틴팅, 카풀레인 위반 등 ‘주행위반’(Moving Violation)이 아닌 사소한 위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풀레인 위반은 벌금이 271달러,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걸리면 벌금이 85달러다.
한 출구에서 내려 두번 좌회전한 뒤 2번 프리웨이 남쪽방향으로 향했다. 7~8초 가량 지나 속도계 바늘이 100마일을 가리켰다. 그는 “강력한 터보 엔진이 달려있어 밟는대로 나간다”면서 “그렇다고 페라리도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삿짐 차량으로 보이는 트럭이 갓길에 서있어 다시 한번 순찰차가 멈췄다. 엔진 고장으로 정비차량을 기다리는 트럭이었다. “불법운전 단속도 필요하지만 정차된 차량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정비차량이 올때까지 함께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비사가 도착, 수리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핸들을 잡는 우드베리 경관의 얼굴은 모든 운전자들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사명감으로 가득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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