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사형수 제임스 허바드가 5일 독극물로 처형된 후 그에 의해 어머니 릴리언 몽고메리를 잃은 지미 몽고메리가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74세 최고령 집행, 미전국 사형제도 논란 재개
1977년 동거여인 살해 제임스 허바드
인권 단체 “치매노인 사형, 미개문명 표본”
검찰 “27년이나 대기…제도개선 시급”
74세의 미국 최고령 사형수가 5일 앨라배마에서 처형되면서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제임스 버니 허바드(사진)는 거의 27년 전인 1977년 47세였을 당시 자신의 은인인 62세 여성의 얼굴에 세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한 잔인한 살인범이었다. 그러나 지난 5일 앨라배마 홀먼 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를 맞기 위해 형집행실 침대에 오른 그는 결장암과 전립선암을 앓는 초라한 몰골의 할아버지에 불과했다. 치매로 정신이 수시로 들락이는 그는 자기가 누군지, 왜 교도소에 있는지조차 곧잘 잊어버렸고, 그때마다 수감자들은 그가 두 차례나 살인을 저지른 미국 최고령 사형수라고 일깨워주곤 했다. 고혈압과 요통에 시달렸던 그는 자기 몸을 스스로 돌볼 기력이 없어 다른 수감자들이 머리를 빚어주고 몸을 씻겨줬었다.
지난 60년새 처형된 최고령 사형수인 허바드의 케이스는 사형수의 노후관리, 항소절차 등 사형제도와 관련해 숫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사형제도 반대단체인 앨라배마 교도소 프로젝트는 더 이상 사회에 위험이 되지 않는, 정신조차 뚜렷하지 않은 노인을 처형하는 것은 미개한 문명의 비열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반면 검찰측은 “정의를 지연시킬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를 아예 파기할 수는 없다”며 그가 처형되기까지 27년이 걸린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비난하고 나섰다. 연방대법원은 5대4로 사형집행 유예를 거부했다.
허바드는 1957년에 처음 삼촌과 함께 살인강도를 저질러 5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었다. 그러나 그는 이웃집 과부였던 릴리언 몽고메리의 환심을 얻어 편지를 주고받았고 결국 그녀가 교도소 당국에 “허바드에게 직장을 주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덕분에 1976년 10월에 석방됐다. 허바드는 릴리언과 동거하며 그녀의 상점에서 일했으나 1977년 겨울 결국 릴리언을 사살하고 말았다.
허바드의 처형을 지켜본 몽고메리의 아들 지미 몽고메리는 허버드를 평화롭게 안락사시킨 셈이라며 그를 전기의자나 총살로 처형했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다른 아들 자니 몽고메리는 3일전 허바드에게 그를 용서했다는 편지를 보냈다며 허바드가 형집행전 자신의 편지를 읽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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