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비디오 테입 2개로 나눠
대여료·복사·배달 2배로 늘어 생고생
직장인 S씨(44·여)는 4일 퇴근길에 즐겨보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빌리러 한인타운의 한 대여점을 찾았다 화가 났다. 비디오 하나에 두 편씩 들어있던 게 이번 주에 발매된 7회부터 한 편 밖에 들어있지 않아서다.
S씨는 비디오 대여점 직원에게 “너무 심한 장삿속 아니냐”고 따졌다. 하지만 이 직원은 “SBS 총판에서 이렇게 보내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파리의 연인’이 남가주에서도 인기를 많이 끌자 이래저래 피곤한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S씨처럼 팬은 늘어난 대여 편수 때문에 지출이 커져 괴롭다. 대여점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밤을 새워 복사하느라 힘들고, SBS 총판도 늘어난 물량을 배달하느라 지쳤다.
파리의 연인을 매회 시청하고 있는 정모씨(29)는 “인기를 조금만 끌면 비디오를 두 개로 나누는 관행은 지금껏 쭉 있어왔지만 ‘파리의 연인’처럼 극 중반부터 쪼개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비디오 대여점 사장은 “7회에 들어갈 첫 편이 66분, 두 번째 편이 70분이라 도저히 두 시간 짜리 테이프에 담을 수가 없었다”며 “가뜩이나 밤을 새워 작업을 해도 공급하기 벅찬데 두 개로 나뉘어져 우리도 피곤하다”고 밝혔다.
SBS총판의 고융일 부장은 “한국 본사에서 ‘파리의 연인’이 히트를 치자 20부작을 24부작으로 늘리려고 했지만 주연 배우들의 스케줄 때문에 방송 시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장삿속이 아니다”고 밝혔다.
드라마 방영 시간만 두 시간 비디오보다 20분을 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편집을 하다 보면 극의 흐름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10회까지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두 개로 나뉘어 팔릴 가능성이 높다.
고 부장은 “두 개로 나뉘어 팔아도 총판은 대여점에서 하나 가격만 받기 때문에 우리도 손해”라며 “비디오를 두 시간에 맞춰 압축하면 화질과 음질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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