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당연히 그러하리라 믿고 있는 역사라는 신화에 대한 ‘비틀기’는 늘 통쾌하고,신선하고 때론 충격적이다. 이른바 ‘대체역사’로 불리는 이 발칙한(?) 발상은 소설에서 그리고 최근엔 영화에서 심심찮게 실험되고 있다.
가까운 예로 백제의 계백과 신라의 김유신을 색다르게 묘사한 영화 ‘황산벌’이 있었고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한국이 일본의 속국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2009 로스트 메모리즈’가 있었다.
역사가 아닌 전설을 비틀긴 했지만 그 전설 또한 응당 그럴 것이라 누구나 믿고 있기에 어찌보면 영화 ‘킹아더’(감독 안톤 후쿠아·수입 및 배급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23일 개봉)도 앞서 설명한, 대체역사 형식을 차용한 작품들처럼 예상치 못했던 의외성과 참신함을 안겨준다. 영화 ‘킹아더’ 속의 타이틀롤인 아더는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슈퍼 히어로’가 아닌 인간적 고뇌와 연민으로 점철된 ‘휴머니스트’다.
이미 수차례 만화와 영화를 통해 신격화됐던 아더는 이 영화에서 철저히 인간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로마장군 아더(클라이브 오웬)는 용맹스럽지만 정치적 야욕이란 눈곱만치도 없는 평범한 인물이다. 15년 의무 복무를 마치고 부하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중 아더는 로마교황으로부터 전역증명서가 아닌 새 임무를 부여받는다. 자신 뿐만 아니라 부하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울지 모를 임무를 두고 아더는 인간적 고뇌를 거듭한다.
킹아더의 전혀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즐거움 외에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이 작품이 할리우드의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손을 거쳤다는 데 있다.
‘아마겟돈’ ‘진주만’ ‘캐리비언의 해적’ 등 그의 빛나는 필모그래피에 이 영화가 또 한번 덧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덴절 워싱턴-에단 호크 주연의 영화 ‘트레이닝 데이’를 통해 기대주로 떠오른 흑인감독 안톤 후쿠아가 전설의 인물 킹아더에 어떻게 현대적 감각을 입혀냈을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 ‘러브 액츄얼리’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키이라 나이틀리는 이 영화 속에서 여전사로 변신,청순미에 더해 섹시미까지 과시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허민녕 tedd@sportstoday.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