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병사들이 1일 바그다드 외곽 전 대통령궁에 설치된 캠프 빅토리에서 TV를 통해 특별법정에 출두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절차등 장외공방 벌써 후끈
이라크 과거청산·새정부 순항‘시험대’
전쟁논란 종지부… 정치적 재판 논란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재판은 후세인과 측근 11명의 운명을 넘어서 이라크 임시정부와 국민들, 그리고 부시 행정부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라크 시민들에게는 후세인 재판이 지난 수십년간 후세인 정권아래 겪었던 만행을 완전히 추궁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카타르시스적 사건이 될 수 있다. 또 신생 정부에는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국민들의 신임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미국은 이번 재판을 통해 과거 논란을 접어두고 비로소 이라크 재건의 수확을 거두기 시작할 수 있다. 또 국제재판소를 반대해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던 부시 행정부는 후세인 재판을 새로운 모델로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후세인 재판에서 가망이 큰 만큼 위험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부 법률전문가들은 이라크에 안보가 취약한 가운데 경험과 전통이 부족한 이라크 사법체제가 이번 재판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새 이라크 정부가 후세인 재판에 지나치게 매달릴 경우 정치적인 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후세인 재판을 위해 연방 법무부가 이라크 법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라크인들에게 미국 영향이 지나치게 크다는 인식을 줄 위험이 있다. 후세인 신병이 이라크 임시정부에 인도됐으나 아직 미군이 그를 수감하고 있으며 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
한편 후세인은 헤이그 국제재판소에서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을 정치적 강연대로 만든 것처럼 이번 재판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공산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후세인 변호인단이 이라크 사법체계의 위법성을 따지고 나서고 일각에선 공정재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후세인 재판을 둘러싼 장외 공방전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재판 이모저모
턱수염 기른 후세인 침착한 모습
요르단 체류 변호인단 입국 못해
◎…후세인의 재판장면은 1일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방송을 통해 아랍권 전역에 방영됐다.
회색빛 턱수염을 기른 후세인은 눈밑이 처지고 다소 야위어 보였지만 침착한 모습이었다. 후세인은 이따금 노란색 종이에 무언가를 기록했으며 손짓을 하기도 했다. 그는 타이를 매지않고 흰 셔츠에 가는 세로줄 무늬의 회흑색 재킷을 입고 있었으며 가끔 손질된 턱수염을 쓰다듬기도 했고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후세인은 나무 칸막이 사이로 판사와 마주앉아있었으며 TV 카메라는 보안을 고려해 판사 뒤에서 후세인의 모습을 찍었다. 화면에서는 후세인의 음성이 나오지 않았다.
◎…TV를 통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재판장면을 지켜본 이라크인들은 동정과 혐오감이 섞인 감정을 드러냈으며 일부는 재판장면이 ‘미국의 선전’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라크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TV를 시청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후세인의 당당한 모습에 “그가 죄수가 아니라 재판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모하메드 아불하산 쿠웨이트 정보장관은 1일 “후세인은 이라크와 쿠웨이트 국민을 대량학살한 전범”이라며 그에게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쿠르드족 지도자인 잘랄 탈라바니는 “후세인은 세계에서 가장 나쁜 범죄자 중 한 사람이나 나는 변호사로서 그가 사형되서는 안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들어가지 못하고 요르단에 머물고 있는 후세인의 변호인단은 후세인 재판을 위해 구성된 이라크 특별법정을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후세인 변호인단은 20명의 변호사와 세계 각국에서 온 500명의 지원자와 200명의 조언자 20명의 변호사로 구성돼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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