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훼손 왜곡보도’주장 베이지역 한인들
본국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지난 2일 끝난 ‘2004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일부 참가자가 가짜 한인회장 직함으로 접수된 사건을 본보가 보도한 후 7일만에 재단측이 공식 조사에 착수하면서 ‘직함조작’의 원인이 밝혀질 전망이다.
◆재단, 왜 조사 나섰나?- 이번 파문이 터지면서 전세계 50개국의 현직 한인회장들을 초청, ‘동북아중심국가 건설에 있어 재외동포의 역할구상’ 등을 주제로 대회를 연 재단측으로서는 미주지역 일부 인사들이 가짜 한인회장 직함으로 접수됐고, 참가자들은 청와대를 방문, 노 대통령까지 만난 중요한 행사를 소홀히 준비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특히 사건이 터지자 미국측 참가자들의 명단을 공식 접수시킨 미주한인회 총연합회는 재단이 예산을 타내기 위해 일부 참가자를 현직 한인회장으로 조작했다고 재단의 ‘조작설’을 제기했던 만큼 누명을 벗기 위한 차원에서도 공식 조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누가 조작했나?- 가공의 한인회 명칭을 내세워 참가신청한 조작의 주체가 재단, 총연 또는 연합회, 참가신청자 등 3자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이중 동포재단은 총연이 일괄 취합해 정식 신청시킨 대로 접수했다면 조작의 개연성이 없어진다.
이제 총연과 신청자중 누가 가짜 한인회장 명칭을 사용했는가로 의혹이 좁혀지고 있다. 가공의 한인회 명칭으로 접수된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가 신청서의 ‘직함’란을 공란으로 비운 채 신청했다고 고백한 것에 비추어볼 때 현직회장으로 참가원칙을 고수한 재단의 규정에 맞추기 위해 총연이 참가자와 공모했거나 묵인 하에 출신지역에 따른 현직 한인회장으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장동학 전 회장의 개선(?)약속 주장- 이번 한인회장대회에 산호세 한인회장이란 명칭으로 참가신청이 접수됐던 장동학 전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은 지난 24일자 J일보와의 회견을 통해 이광규 동포재단 이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일을 전하고 개선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총연의 한미정책특별위원장 직함으로 참가신청했다는 장 전회장은 24일 두번 다시 이런 물의를 막으려면 현역 한인회장만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할 수 있다는 규정을 보완해 미주총연의 임원이면 숫자에 관계없이 참석해야 한다고 이광규 이사장에게 건의했고 이사장도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단측은 내년에도 현역 한인회장들을 초청, 세계한인회장대회를 열 것이라며 장동학씨의 이같은 ‘개선약속 확보’ 주장을 일축했다.
◆왜 이런사태가 터졌나?- 극히 일부이지만 미주지역 한인 지도자를 자칭하는 인사들의 그릇된 본국열풍(?)에서 이미 이같은 파문의 원인이 배태되었다고 보는 것이 뜻있는 한인들의 중론이다.
현직에서 물러난 전직 한인회장들이 다수 미주총연의 임원직을 맡고 있으면서 본국정부가 초청하는 행사에 참석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올해 세계한인회장대회만 하더라도 참가자들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박3일간 무료로 체재하며 통일부장관의 특강과 외교부장관 초청 만찬은 물론 청와대 초청 다과회에서 대통령까지 만나는 융숭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일반인들의 반응-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가장 실망한 측은 본국의 동포재단 관계자들. 한인회장이라면 인품과 덕망을 갖춘 존경받는 인사들인줄 알았는데 재단의 조작설까지 제기하는 데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뜻 있는 독자들도 한인회장 한번 지냈다고 미주한인을 대표하는 것처럼 본국 행사마다 참석하려는 구태 때문에 미주동포들이 욕을 먹는다면서 이번 파문의 진상이 샅샅이 밝혀져 바로잡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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