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vs 클래식…딸들의 수다
‘나의 어머니께…’라는 오프닝 자막으로 시작해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임
을 공식 선언하는 영화 ‘인어공주’(감독 박흥식·제작 나우필름·30일 개봉).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모녀의 로맨스,한 배우가 모녀 1인2역을 맡았다는 점에서 영화 ‘클래식’과 ‘인어공주’는 닮았다. ‘클래식’의 주인공인 딸 ‘지혜’(손예진)와 ‘인어공주’의 딸 ‘나영’(전도연)이 말하는 엄마 혹은 자신들의 이야기.
#지혜(손예진) : 나영아,오랜만이다. 근데 왜 이렇게 얼굴이 탔어?
#나영(전도연) : 아버지가 집을 나가셔서 찾으려고 섬을 다녀왔어. 우리 엄마 억척스런 거 알잖니. 마음 약한 아버지한테 빚보증 잘못 선 이후 구박에 잔소리를 심하게 하셨거든.
#지혜 : 엄마가 ‘때밀이’ 일 때문에 힘드실 텐데 너라도 엄마를 이해해드려.
#나영 : ‘때밀이’라니! 자칭 ‘목욕 관리사’셔. 우리 엄마는 ‘하리’ 최고의 해녀였다고.
#지혜 : ‘하리’ 최고의 해녀?
#나영 : 믿기 힘들겠지만 나 ‘하리’라는 섬마을에서 나랑 똑 닮은 20년 전의 엄마를 만났어. 근데 그때도 여전히 당찼던 엄마는 연애에는 어찌나 순박하던지,당시 첫사랑인 지금의 아버지 앞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더라고.
#지혜 : 에이∼ 설마. 나는 우연히 엄마의 가슴 아픈 첫사랑의 편지들을 보게 됐어. 그런데 어찌나 촌스러운 사랑고백투성이던지 살살 닭살 돋더라.
#나영 : 편지로 사랑을 나누셨다니 차원이 다르네. 우리 엄마는 까막눈이었는데 부끄러워 숨기는 걸 아버지가 눈치채고 가르쳐주시더라.
#지혜 : 우리 엄마는 너무나 사랑한 첫사랑과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잘살았던 엄마 집안의 반대와 그 분의 친구이자 정혼자인 지금의 아버지 때문이었더라고.
#나영 : 만일 네 어머니의 첫사랑이 이루어졌다면 행복했을까? 나처럼 부모님 때문에 공부도 여행도 다 포기해야 하는 불만 가득한 자식이랑 매일같이 싸우실지도 모를 일이야.
#지혜 : 흑,내가 너처럼 엄마의 과거로 들어간다고 해도 죄송하지만 이젠 이루어드릴 수 없어. 지금 좋아하는 오빠가 엄마의 첫사랑 아들인 거 있지!
#나영 : 한 편의 소설 같구나. 나도 고달픈 현실 탓하며 두 분의 사랑을 방해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야. 옛날의 풋풋하던 엄마 덕분에 지금의 억척스러운 엄마가 너무 사랑스러워졌거든.
/박선영 스투 씨네리포터(이화여대·qlt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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