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달러 자본 조성, 9월 개점 목표
80세를 바라보는 한 베트남 할머니는 지난 98년 미국 최대 베트남계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웨스트민스터 리틀 사이공을 찾았다 집으로 가는 길을 잃었다.
당시 행인의 도움으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옮겨진 할머니의 속옷에서 100달러 지폐 260장이 발견됐다. 또한 할머니가 쓰고 있던 모자에는 추가로 1만달러가 숨겨져 있어 병원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대해 할머니는 “은행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현찰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할머니의 설명은 베트남인들이 금융기관을 절대적으로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지난 75년 사이공이 함락되면서 은행에 입금해 놓은 돈을 고스란히 날린 경험을 갖고 있는 베트남인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대신 침대 밑, 혹은 냉장고 안에 숨겨 놓거나 집 마당을 파고 묻어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불신을 신뢰로 바꾸는 임무를 사명감으로 삼은 베트남계 은행이 웨스트민스터시에 설립된다. 리틀 사이공에서 조금 벗어난 웨스트민스터 블러버드에 자리잡게 될 은행은 9월 오픈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호명이 ‘퍼스트 베트남-아메리칸 뱅크’로 확정된 은행은 OC에서 문을 연 최초의 베트남계 은행으로 역사에 기록을 남기게 되는데 행장은 히우 누엔이 맡는다.
누엔은 “은행은 베트남 커뮤니티의 자존심을 곧추 세워주고 베트남인들의 신뢰를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엔을 비롯, 베트남계 의사·사업가 등 투자가들은 은행 오픈을 위해 130만달러의 기본 자 금을 염출했다. 이들은 주 은행 감독국에 오픈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총 1,000만달러의 자본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베트남인들이 금융기관을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문을 열기 전에 우선 노인들을 대상으로 신용, 주택융자 등 제반 은행 시스템를 가르칠 클래스를 마련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누엔은 “시대가 변했다. 은행은 베트남인들의 사업 문화를 숙지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영업 전망은 매우 밝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적으로 OC 일원에 베트남인 운영 사업체는 8,000여개가 산재해 있으며 이 가운데 1,500개가 리틀 사이공에 몰려 있어 성장을 위한 기본 토양은 이미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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