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프링스 등지 몰려가 수백달러씩 베팅
가짜 ID로 출입 개스비 갖고 노름도 부모들 전전긍긍
도박병이 한인 고교생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일부 한인 고교생은 주말이면 떼를 지어 카지노로 몰려가 시간과 돈을 탕진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한인 청소년 도박은 지난해 8월 가디나에서 노름빚 독촉을 받던 20대 한인이 사채업자를 살해하고 지난 17일에는 샌디에고에서 한인 대학생이 도박 때문에 은행강도까지 저지른 혐의를 받는 가운데 터져 나와 충격의 정도가 더 심하다.
한 청소년 선도기관 관계자는 “세리토스, 어바인, 토랜스 등의 일부 한인 10대들이 주말마다 팜 스프링스나 카바존에 있는 카지노에 블랙잭 원정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지노를 찾는 한인 청소년들은 한 번에 작게는 5~10달러, 많게는 수 백달러씩 베팅하며 때론 하루새 1,000여달러 정도를 따거나 잃는 등 어른들 못지 않게 노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고교생 자녀가 도박에 빠진 사실을 뒤늦게 안 한인부모 3~4명은 최근 LA의 한 청소년 기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달여전 고교생 아들이 카지노에 출입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한인 학부모 J씨(세리토스)는 “아들이 새벽 5시께 집에 들어와 어디서 누구하고 시간을 보냈냐고 물어보니 친구들과 함께 카지노에 갔다왔다고 태연스럽게 말해 기절할 뻔 했다”며 “도박을 하면 감옥에 간다고 호통을 쳤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발을 끊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J씨는 툭하면 카지노에 가기 위해 개스비를 달라고 졸라대는 아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아무 것도 모르는 남편이 아들의 도박장 출입 사실을 알게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한숨짓고 있다.
타운내 마약·알콜 중독자 재활기관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모씨는 “한인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카지노에 놀러간다는 것은 웬만한 부모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고교생들이 도박을 한다는 얘기는 처음”이라며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고 한숨지었다.
한인 고교생들이 수시로 출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바존 소재 ‘카지노 모롱고’의 경우 만 18세 이상이면 합법적으로 도박을 할 수 있어 청소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지노를 드나드는 일부 한인 미성년자들은 카지노 직원이 ID제시를 요구할 것에 대비, 미리 가짜 신분증을 지참하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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