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토(왼쪽)와 그의 친구들이 달아난 파우스토의 아내를 찾아다니고 있다.
한마을 다섯 청년들의 청춘예찬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은 약간 늙은 젊은이들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 먹는 청춘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춘찬가이다. 청춘과 어른간의 문턱에서 영원히 청춘으로 머무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삶에 책임을 져야 하는 어른이 되기도 싫은 모든 청춘의 이야기를 사실적이요 매우 낭만적으로 그린 걸작이다.
‘길’과 ‘달콤한 인생’ 및 ‘8½’을 감독한 이탈리아의 명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그의 초기작품(1953)으로 이번에 개봉 반세기를 맞아 재상영된다. 향수 가득한 아름다운 영화로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작은 해변 도시에 사는 다섯 청년이 주인공. 레오폴도(레오폴도 트리에스테)는 아마추어 극작가로 이들 중 가장 지적이다. 알베르토(알베르토 소르디)는 홀어머니와 집안 생계를 꾸려 가는 누나와 함께 사는데 누나가 유부남과 관계를 해 알베르토를 걱정시킨다. 리카르도(리카르도 펠리니)는 목청 좋은 테너여서 동네 행사의 단골 초청가수이며 다섯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모랄도(프랑코 인테르렝기)는 과묵한 몽상가. 홀아버지와 어린 여동생과 함께 사는 파우스토(프랑코 파브리지)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모랄도의 여동생 산드라(레오노라 루포)의 애인.
이 백수건달들은 먹고 자고 당구 치고 여자 스커트를 쫓아다니는 것이 삶의 모두인데 산드라가 파우스토의 아기를 가지면서 파우스토는 짐을 싸들고 동네를 떠나려다 아버지에게 들켜 얻어맞는다. 그래서 파우스토는 산드라와 샷건 결혼을 한다. 신혼부부가 로마로 여행을 떠난 사이 나머지 4명은 늘 하던 대로 빈둥대며 소일한다.
신혼여행서 귀향한 파우스토는 아내와 갓난아기를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바람을 피워 무료하기 짝이 없는 건달들의 일상에 소동을 일으킨다. 마지막 장면은 꼭두새벽에 모랄도가 기차를 타고 ‘창살 없는 감옥’인 마을을 떠나는 것으로 끝난다. 방황하는 청춘의 성장기로 이탈리안들 특유의 끈질긴 가족애가 엿보이고 후에 펠리니의 작품에 만연케 되는 환상적 터치도 볼 수 있다 꼭 보시도록. 성인용. Kino. 4월1일까지 뉴아트 극장(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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