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쌍이상으로 늘며
노후 부부갈등 많아
가정만족도 가장 낮아
남편은 은퇴하고 아내는 직장생활을 하는 부부가 증가하면서 노후에 부부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남편이 은퇴시기를 결정하고 아내가 남편을 따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전통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남편보다 나이가 적고, 자녀 양육을 위해 사회에 늦게 진출한 여성들은 남편이 은퇴할 시기에 일하는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메디케어 수혜 연령이 안돼 남편 은퇴 후 부득이 직장에 남는 여성도 적지 않다.
센서스국은 은퇴 부부를 따로 조사하지는 않았으나 직장녀-은퇴남 부부 현상은 2000년도 센서스에서 한 단면을 드러냈다.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남편이 전년에 일하지 않았지만 아내는 일했던 부부가 200만쌍 이상이었다. 이는 남성이 55세 이상인 전체 부부의 10.9%에 이르는 수치로 10년 전의 160만쌍(9.6%)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미네소타대학의 사회학자 필리스 모엔은 이같은 부부 관계는 역사상 처음 나타나고 있는 사회현상이라며 많은 부부들이 이에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아 갈등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4,100만명의 베이비부머 여성의 은퇴연령에 다가오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부 남성들은 전통적인 부부 역할이 뒤바뀌는 것에 강한 불만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부 ‘철없는’ 남편들은 따뜻한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여행을 함께 다니고 싶어서 아내에게 은퇴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반면 직장을 가진 여성은 하루종일 빈둥거리면서 가사 일은 별로 돕지 않는 은퇴 남편이 밉상이기 짝이 없다. 그러나 다시 가사 일에 얽매이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은퇴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코넬대학이 최근 은퇴연령의 부부 534쌍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아내가 집에 남아 있는 직장남성이 가장 행복한 반면 남편이 은퇴한 직장여성이 스스로 가장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와스코버 부부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로버트가 지난 90년 62세에 우편광고업체를 매각했을 때에는 골프와 테니스를 즐기는 은퇴생활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당시 57세였던 아내 바바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로버트가 골프를 치러 다니는 동안 바바라는 강연회 전문 연사로 여느 때보다 분주한 생활을 하고 있다. 바바라는 그러나 남편과 항상 말다툼이 생긴다며 “내 인생은 신나는데 자기 인생은 종을 친 것 같아서 심술을 부리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