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선 대비 <2>

제대로된 선거시행 마련돼야

18대 OC 한인회장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투표소 선정은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투표소를 가든그로브 한 곳에만 설치할 것인지, 한인들이 밀집 거주하고 있는 풀러튼·어바인 등 세 곳에 설치하는 것이 타당한지가 쟁점의 요지였다.
사람들은 부정 투표를 방지하고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가든그로브 한 곳에만 투표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사람들은 ‘GG 한인회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면 범 OC 한인들의 선거참여를 높이기 위해 지난 수년 동안 한인인구가 급증한 풀러튼과 어바인에도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강력히 개진했다.
한인회에 의해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26일 가진 첫 번째 모임에서 일사천리로 투표소를 가든그로브 한 곳에만 설치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선거를 일반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비방전으로 확전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인회는 선관위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며 투표소를 늘려야 한다고 물고 늘어졌다. 박주철 후보측은 투표소 세 곳 설치가 관철되지 않으면 선거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안영대 후보측은 독립기관인 선관위의 결정은 중시되어야 한다며 이들과는 반대의 입장에 섰다.
결국 선관위는 투표소를 세 곳에 설치하기로 번복했는데 이번에는 안 후보측이 선관위의 권위 실추를 들먹이며 거세게 반발, 선관위를 궁지로 몰았다.
투표소 선정은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하는 난제다. 원론적으로 투표소를 세 곳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회장선거를 경선으로 치른 OC한인들의 경험이 일천한 것을 감안하면 이것을 강행하기는 ‘너무 무리다’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9명에 불과한 선관위의 인력으로 투표소 세 곳을 효율적으로 관리, 부정 투표를 과연 막을 수 있었겠는지를 곰곰이 따져 봐야 한다. 이와 더불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될 선거관리 비용은 누가 감당해야 하는 몫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는 말썽의 소지를 아예 없애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선거가 투표까지 가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며 예정대로 투표가 실시됐더라면 부정투표 등으로 더 난장판이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진다고 말했다.
한인사회는 이번에도 경선을 체험하지 못했다. 경선이 한인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다음 선거에서 확인할 수밖에 없게 됐다.
18대 한인회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는데 그것은 선거 시행세칙을 완비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를 경선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황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