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8일 경제 비상대권을 발동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자동차세 환원(인하)로 재정난이 더욱 악화된 시·카운티 등 지방정부를 돕기 위해 비상대권을 발동, 의회의 승인을 받고 지방정부에 주예산을 특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회견에서 지방정부에 대한 특별지원 총액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관측통들은 적게는 26얼달러에서 많게는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주내 시장들과 카운티 수퍼바이저들은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지난달 중순 취임 직후 지방정부의 주 수입원인 자동차세 300% 인상안을 폐기함으로써 지난 한달동안만 해도 3억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주지사를 상대로 한 소송전 불사방침을 밝혀왔다. 일부 지방정부는 이른 시일내에 예산지원이 없을 경우 소방서 및 경찰서 폐쇄·공무원 감축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주정부의 긴급 지원을 요구해왔다.
따라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이날 발표로 지방정부의 재정난에 일단 숨통이 트인 것은 사실이나 이때문에 공립학교 지원·웰페어 등 다른 분야 예산의 추가 삭감이 불가피해 수혜가 줄어든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미 주로 노인들에게 돌아가는 연금과 의료혜택을 대폭 줄인 데 이어 학교에 대한 지원만은 손대지 않겠다던 선거공약을 뒤엎고 UC계열 및 칼스테이트 지원금 5% 삭감안을 내놓아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비상대권 발동은 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의회와의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네이션(민주·산라파엘) 의원은 (주지사의 비상대권 발동식에) 많은 동료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놀랐다며 우리는 그가 도대체 어디서 (지방정부를 지원한) 돈을 조달하겠다는 것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덩이를 자꾸만 깊게 파나가면서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근본적인 대책 없이 임시방편에 의존하는 슈워제네거의 땜질식 예산운용을 비판했다.
남가주 컬버시의 허브 웨슨 의원도 주지사가 지방정부를 도와 공공 안전분야가 작동되게 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가 의도대로 (다른 분야) 예산을 삭감하면 곁가지 문제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나는 (비상대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었다며 민주당 의원 등 비판론자들에 대해서도 그들은 조만간 태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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