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데일에 사는 주부 황미순(38)씨는 올 겨울 독감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뉴스를 연이어 접한 뒤, 평소 감기를 달고 사는 세 살 짜리 아들의 손을 잡고 11월초 부랴부랴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 하지만 며칠 뒤 아이는 결국 감기에 걸렸고, 고열에 몸살, 콧물, 코막힘 등 꼬박 일주일을 앓고 난 뒤에야 자리에서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아니, 독감예방 접종을 했는데 왜 감기에 걸린 거죠? 황씨의 문의전화에 담당 소아과 의사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독감과 감기는 전혀 다른 병입니다. 흔히들 감기를 오래 앓다보면 독감이 된다든지, 감기 중에서도 증세가 지독한 감기를 독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따라서 독감 예방접종을 했어도 감기는 얼마든지 걸릴 수 있습니다.
요즘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 중의 하나가 독감예방 접종을 했는데 왜…라고 한다. 감기와 독감을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기와 독감은 발병 원인이나 증상 그리고 예방법 또한 다르다. 따라서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고 방심하다가 오히려 감기에 뒷덜미를 잡히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독감은 예방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감기는 손발을 자주 씻고 몸의 무리를 피하면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해 평상시 건강상태를 좋게 하는 일반론 외에 별다른 예방책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감기는 몸 안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코나 목 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 병으로 건조한 실내공기 탓에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그만큼 감기에 걸리기도 쉬워 가을과 겨울철 환절기에는 특히 집안의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예방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병의 원인인 독감과 라이노 바이러스 등 수십여 종의 다양한 바이러스들에 의해 감염되는 감기는 증상에서도 차이가 있다. 독감이 고열에 심한 근육통, 두통을 동반하는 등 전신 증상을 특성으로 하는데 비해 감기는 미열, 콧물, 기침, 몸살, 목안이 아픈 증상 등을 주로 나타낸다. 그러나 일단 병에 걸리면 독감이나 감기 모두 뾰족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점에선 매한가지다.
의사들로부터 가장 흔히 듣는 처방도 자연치유다. 앓을 만큼 앓고 절로 낫기를 기다리라는 얘기다. 물론,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수분을 보충하기 위한 뜨거운 차와 비타민 C가 풍부한 오렌지 주스를 많이 마시라는 설명을 곁들이면서. 한인건강정보센터내 우리약국의 약사 엔젤 리씨는 흔히 감기 초기 종합감기약을 주로 찾는데 종합감기약보다는 각 증상에 따라 적당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열이나 통증이 있을 때는 해열진통제, 기침은 진해제, 가래가 끓을 경우에는 거담제, 콧물이나 코막힘에는 항히스타민제 등과 같이 자신에게 필요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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