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 완화. 학습능률 향상트래픽이나 기타 요인을 감안하여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학생들 등교시간이 더욱 앞당겨지는 추세와는 역방향인 ‘등교시간 늦추기 캠페인’이 일부 고교에서 시도되고 있다.
랭커스터 교육구 소속의 앤틸로프 밸리 고교는 가을학기부터 종전의 7시30분이던 등교시간을 한시간 늦춰 8시30분으로 조정했다. 이같은 파격적 정책은 최근 전국적 동의를 얻고 있는 ‘너무 이른 등교시간이 사춘기 청소년들의 경우 학습능력을 오히려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를 학습능력이 뒤떨어져 있는 이 학교 학생들에게 적용해 보자는 관계자의 강력한 권고에 따라 실시됐다.
앤틸로프 밸리 고교의 새 등교시간 정책 시행은 겨우 6주일이 지났지만 벌써부터 눈에 띄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먼저 기존의 높은 지각률을 크게 낮췄다. 게리 로젠스타안 교감에 따르면 상습적인 지각생들이 엄청나게 줄어들어 새 학기가 시작한 이래 지각률은 지난해 동기에 비교하면 무려 50%나 감소했다.
또 아직 학습실력의 향상을 진단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대부분의 학보모들은 자녀들이 잠을 좀더 충분히 자고 잠을 완전히 깬 상태에서 등교하기 때문에 과목별 점수가 높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 학교 교사나 교장 등도 비몽사몽으로 첫 시간을 시작하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으나 등교시간이 늦춰진 이래 이들의 학습 자세가 바람직하게 향상되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학생수 2,700명의 앤틸로프 밸리 고교에서의 시도 과정과 결과는 랭커스터 교육구에 의해 엄밀히 주시되고 있다. 교육구는 이번 캠페인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나면 우선 해당 교육구에 소속된 모든 고교에 등교시간 늦추기 정책을 확대할 예정이다.
등교시간을 늦추는 시도는 지난 10년간 알래스카주에서부터 플로리다주에 이르는 20개 주의 교육구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어 왔다. 이들 교육구는 사춘기 청소년들의 생체리듬이 이른 아침에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데다 특히 수면이 부족한 이들에게 이른 시각 수업은 학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여러 가지 연구결과를 수용한 것이다.
특히 수면 관련 연구가들은 사춘기의 수면부족은 마약등 자극제 사용을 촉진하고 우울증이나 나쁜 행실, 감정통제 능력저하를 가져오며 그런 문제들이 종합되어 결국 모범적 학생 대열에서 탈락시킨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논문이나 보고서들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통적인 등교시간 정책이 뒤집혀질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캘리포니아주 의회에도 최근 수년간 조 로프그랜 주하원의원(민주-샌호제)의 제안으로 고교 등교시간을 8시30분 이후로 하자는 수개 법안이 상정되었다가 무산됐다
.
또 올해 4월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제출된 후 현재 주하원 교육개혁 소위원회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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