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 의료징집유예, 클라크등 경쟁후보 공세
미 대선 전에도 병풍(兵風)논란이 거세다. 민주당 대선 후보지명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베트남전이 한창인 1970년 의료 징집유예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병역 기피 논란이 일고 있는 것.
당시 21살의 예일대생 딘은 척추 질병을 진단한 의사의 소견서와 X_레이 사진을 군 병원에 제출, 징집 대상에서 빠졌다. 1969년 말 그는 추첨을 통해 받은 징집 순위는 143번이었다. 그 해 195번까지 입대했으므로 딘이 유예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면 베트남의 정글을 헤매고 다녔을 것이다. 그러나 딘은 예일대 졸업 후 10개월을 정글 대신 콜로라도 애스핀의 스키장에서 묻혀 지냈다.
반전 분위기가 거셌던 당시 의료 징집 유예는 전쟁터에 가지 않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딘도 복무하려고 했다면 할 수 있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허리 아래에 통증을 느끼고, 지금도 가끔 고통이 찾아오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딘이 2004년 대선 본선에 나간다면 이런 경력은 크게 쟁점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공화당이 딘의 군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곧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약점을 들추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시도 베트남 전쟁터 대신 텍사스주 항공방위대에 근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에서는 다르다. 그의 유력한 경쟁자인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은 웨스트 포인트를 졸업한 4성장군 출신이고, 존 케리 상원의원은 베트남전에서 해군장교로 근무할 때 받은 훈장만도 여러 개다. 9ㆍ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으로 국가안보가 쟁점이 될 내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을 꺾기 위해서는 안보 문제에서 한 치의 오점도 없는 후보를 골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케리와 클라크 후보는 최근 자신들의 군 경력을 강조하는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 딘 전 주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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