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이 22일 야당과 반정부 시위대의 의사당 장악을 `쿠데타 기도’라고 비난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이에맞서 야당측은 임시대통령을 선언하는 등 그루지야 사태가 극도의 혼미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다면서 우리는 국가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쿠데타 기도이며, 대통령을 전복하려는 기도라고 비난한 뒤 우리는 모든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법을 위반한 자들을 체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이어 흉악범들이 의회에 난입했다. 그들을 달리 부를 말이 없다면서 내무부와 국방부 산하 병력들이 사태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무부 산하 병력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발포할 수도 있었으나 자신이 무력사용을 금지했다면서 나는 유혈사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후 경호원과 경찰의 호위속에 의사당 건물을 빠져나간 뒤 의사당밖에서 자신은 헌법이 규정한 임기가 종료되기 전에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의 사퇴요구를 일축했다.

그루지야의 코바 나르체마슈빌리 내무장관은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는 통행금지 조치의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면서 통행금지 실시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르체마슈빌리 장관은 자신이 대통령의 모든 명령에 복종할 것이며 내무부가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결정을 이행하기 위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대해 이날 그루지야 의사당에 난입해 의사당 건물을 장악한 야당과 시위대는 총선전 국회의장을 지냈던 니노 부르자나제 국민당 당수를 임시대통령으로 선언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미하일 사카쉬빌리 국민행동당 당수는 부르자나제가 대통령으로서 셰바르드나제를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고, 부르자나제는 자신이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선언했다.

사카쉬빌리는 의사당 장악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헌법에 따라 부르자나제가 새 총선과 대통령선거 실시전까지 이 나라의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의사당 앞에서 대통령 퇴진요구 시위를 벌이던 수 백명의 시위대는 이날 총선후 처음으로 소집된 의사당에 진입, 연설중이던 셰바르드나제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을 몰아내고 의사당 건물을 장악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 공보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빌리시 사태는 그루지야 국내문제이므로 러시아군은 이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중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