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운전면허법(SB60) 철회를 공약한 아놀드 슈워제너거 주지사 당선자의 취임이 임박하고 위헌소송까지 제기되면서 이 법의 시행 무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히스패닉계 등 이민자 권익단체들이 법 철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결집하고 나섰다.
공정 이민법 전국연합 등 10여개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12일 LA다운타운 주정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슈워제네거 당선자와 보수 단체들에게 불체자 운전면허법 무효화 기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견을 주도한 전국연합의 후안 구티에레스 국장은 새 운전면허법은 모든 이민자들에게 운전할 수 있는 기본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 운전면허증을 허용하는 것이 테러범들의 악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주장은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슈워제네거 당선자의 새 운전면허법 철폐 기도는 이민자 커뮤니티에 대한 전쟁선포나 마찬가지라며 이민자들의 권익이 존중될 때까지 싸워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슈워제네거 당선자는 취임 바로 다음날인 18일 주의회에 불체자 운전면허법 개정을 다룰 특별회기를 요청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주민투표를 통한 법 철폐 시도 방침을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이민자 단체들은 슈워제네거 공식 취임일인 오는 17일 주 전역에서 수백명의 이민자들이 버스를 타고 새크라멘토에 집결, 주 의원들을 대상으로 법 철폐에 반대하는 이민자들의 의사를 강력히 전달하기 위한 로비와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민자 단체들은 불체자 운전면허법 무효화 여부가 내년 3월 주민투표에 회부될 상황에 대비, 내년 2월28일 LA다운타운에서 완전한 이민자 권익 보장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와 행진도 벌일 계획이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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