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는 엉터리다. 히데키 마쓰이(29)에 공평하지 못했다.
뉴욕 양키스의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러너가 열 받았다. 10일 발표된 메이저리그 기자단의 투표에서 캔사스시티 로열스 숏스탑 엔젤 베로아(25)가 양키스의 일본인 외야수 마쓰이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오르자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 다음 날 이 같은 성명서까지 만들어 돌렸다.
베로아는 1위표 5점, 2위표 3점, 3위표 1점 식의 포인트제가 도입된 1980년 이후 가장 근소한 차로 신인왕에 올랐다. 1위표 12장을 받아 토탈 84점으로 1위표 10장을 포함, 84점에 그친 마쓰이를 4점차로 따돌렸는데 사실 이는 두 선수의 기량을 평가했다기보다 일본에서 이미 프로로 10년을 뛴 마쓰이를 신인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일부 기자들의 의견이 적용된 것이다. 월체스터 텔레그램&가젯의 빌 발로우와 미네폴리스 스타-트리뷴의 짐 수한 기자는 이 같은 의견아래 마쓰이를 철저히 외면, 3위표조차 던지지 않았다.
스타인브러너는 이에 대해 특히 발로우 기자가 문제다. ‘메이저리그 규정상 마쓰이는 신인’이라고 인정했으면서도 ‘신인왕의 의미에 어긋난다’고 마음대로 풀이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리고는 신인왕은 28살 때까지 흑인 프로리그에서 뛰다 1947년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재키 로빈슨 상’으로 부르는데 ‘신인왕의 의미’를 따지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마쓰이는 올해 타율 2할8푼7리에 2루타 42개, 홈런 16개를 치며 106타점을 올렸다. 베로아 역시 2할8푼7리를 치며 홈런 17개에 73타점, 92득점, 21스틸을 기록했다. 둘의 개인 기록은 보기 나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규정상 ‘루키’는 메이저리그 경력 45일 미만으로 150타석 또는 50이닝 미만을 던진 선수인데 이 같은 논란이 처음 일어난 것은 아니다. 그래도 히데오 노모(1995년), 카즈히로 사사키(2000년)와 스즈키 이치로(2001) 등 다른 일본 선수들은 신인왕을 차지했는데 마쓰이만 ‘희생양’이 된 셈이다.<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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