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설 매리너스 간판 마르티네즈에 팬·동료들 성원
나이·부상·가족으로 은퇴할 듯…마지막 경기서 1안타
8회 말 1사 1루. 에드가 마르티네즈는 평범한 1루 땅볼을 친 후 마지막일지 모르는 전력질주를 했다. 2년간 괴롭혀 온 장딴지 근육 이상으로 절뚝거리며 내달린 마르티네즈가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되자 밥 멜빈 감독은 채드 마이어스를 대주자로 내보냈다.
세이프코 필드를 가득 메운 45,719명의 팬들은 천천히 걸어서 덕 아웃을 들어서는‘매리너스의 전설’에게“한 시즌만 더”를 외쳤다. 이번이 끝이 아닌 다른 시작이 되기를 바라는 그들에게 마르티네즈는 헬멧을 벗어 간단히 인사했다.
일반인들도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게 되는 40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 4번 타자를 맡는다는 것이 어찌 보면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마르티네즈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섣불리 내년을 기약하지 못한다.
일년 내내 자신을 괴롭힌 부상도 부상이지만 거의 20년을 야구와 함께 보낸 자신을 위해 희생한 가족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한다는 생각이 40줄을 넘기며 부쩍 늘었다.
팀이나 개인을 위해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떠나야한다는 것이 마르티네즈의 생각이다. 올 시즌 2할9푼4리, 24홈런 98타점으로 웬만한 20대 선수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마르티네즈는 자신이 상대 투수에게 더 이상‘베리 본즈처럼 반드시 걸려야할 강타자’가 아님을 알기에 더욱 은퇴 쪽에 마음이 기울고 있다.
하지만 팬들이나 팀 동료들은 마르티네즈가 강타자가 아닌 팀의 맏형으로 정신적 지주로 남아주길 바란다.
동갑내기로 올 시즌 21승을 거둔 제이미 모이어와 마르티네즈의 은퇴로 4번타자로 올라설 브렛 분, 이치로 스즈키 등은“‘조용한 투쟁자’였던 그의 결정을 존중하겠지만 그와 함께 한 몇 년의 시즌이 자랑스럽다”며 그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덕 아웃으로 들어서는 동안 눈물을 참기 위해 노력했다는 마르티네즈는“16시즌 동안의 개인성적보다 오늘 보여준 팬들과 동료들의 찬사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라며“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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