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대학과 캠브리지 대학은 그 오랜 역사와 전통 만큼이나 두 학교 사이의 라이벌 의식도 뿌리가 깊다.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조정경기나 각종 스포츠 경기 외에도, 이 두 학교는 블라인드 와인 테이스팅을 통해 어떤 학교가 더 많이 맞추는가를 겨루는 행사가 지난 50년 동안 계속되었는데, 이들의 와인 테이스팅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테이스팅 대회로 꼽힌다. 올해는 630점 대 508점으로 100점 이상의 차이를 내며 옥스포드대가 우승했는데 옥스포드대는 지난 8년간 계속 우승을 차지해왔다.
팀 캡틴의 지도와 리더십에만 100% 의지한 캠브리지대와는 달리 옥스포드대는 와인 전문가를 여러명 모셔다가 지도를 받은 것이 8연승 우승의 뒷받침이 되었다.
각 팀은 6명의 선수로 이루어졌는데, 각각의 선수가 6가지 백포도주, 6가지 적포도주를 맛본 후 포도 품종, 빈티지, 생산국, 생산지역, 그 지역 내의 구역까지 상세하게 기입하여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백포도주에 40분, 적포도주에 40분, 총 8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와인 전문가들도 애를 먹을만한 까다로운 와인들이 문제로 제출되는데, 열심히 훈련하여 나온 두 학교 학생들의 수준이 매우 높아서 깜짝 놀랄만큼 정확하게 와인을 맞춘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졸업 후 와인 전문가의 길을 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모든 감각은 훈련을 통해 발달될 수 있으므로, 가까운 친구, 친지들이 모여서 자주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함으로써 와인의 맛을 구분하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으면 와인을 더 많이 즐기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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