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 부쉬 대통령은 대 국민 연설을 했다. 이락의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87 billion(87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이락 재건비와 관련 군사비로 요청했다. 그리고 지금은 희생(sacrifice)이 필요한 때라면서 또 다시 국민을 설득하려고 했다.
그가 특히 강조한 <희생>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더 많은 군인들의 생명이고, 둘째 경제적으로 국민들의 희생이라고 하겠다. 5월 1일 그가 주된 전쟁이 대 성공으로 끝났다고 선언한 뒤에도 1백 수십 명이 이미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 경제적으로도 전쟁전의 비용을 그만 두고라도 3월에 그는 이락 전비와 복구비로 790억 달러를 요청, 의회가 승인한 바 있다.
현재 미 정부의 예산 적자는 4천억 불에 이르고 각 주도 최소 몇 억달러에서 몇 백억 달러까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우리 주(노스 캐럴라이나)도 올 예산 연도의 적자가 22억 달러에, 지난 2년 간 대학 예산도 매년 10-15%나 감소되어 왔다.
또 전국적으로 실업율은 올라가고 있다. 세금 감면으로 대개의 가정이 몇 백불씩 환불을 받았으나 예상과 달리 이 것이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는 증거가 없다. 오히려 세금 감면은 일부 고위 부유층만 더 큰 혜택을 받아 빈부의 격차만 심화되었다는 비판이 강하다.
하여튼, 지난 1-2년간의 정치상황을 보면 국민들은 계속 속아왔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락 침공과 관련하여 처음에는 대량 살상 무기(WMD)를 제거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전쟁 도중에는 WMD 발견이 어렵다고 판단, 이락 국민을 독재와 굶주림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전쟁의 주된 목적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지금까지 WMD를 개발하거나 보유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의 연설에서 부쉬는 이제 주된 목표는 이락을 근거지로 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는 것이라고 또 말을 바꾸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슬람 테러리스트 조직의 주된 근거지는 아직도 예멘, 시리아, 졸단 등이라고 한다.
결국 많은 일반 국민들은 부쉬와 그의 고위 측근들에게 계속 속아 온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명한 국민들은 이제 문제점을 깨닫고 있다. 지난 2-3개월 동안 부쉬의 인기도와 전쟁과 이락 재건 지지율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솔직하지 못한 대통령은 그의 정책이 실패한 것을 조금도 언급하지 않는다. 대량 살상 무기 발견의 실패, 세금 감면의 사실상 실패, 이락 진주 군인들이 꽃다발 대신 수류탄과 반미데모를 맞은 상황 등은 조금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지의 칼럼니스트 E. J. Dionne은 “부쉬는 (우리의) 희생을 요구하면서 자기 자신의 희생(실패 인정 등)은 조금도 하지 않고 870억이라는 추가 예산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고 혹평한다.
미국은 유엔에게 무언가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선뜻 군대를 이락에 보내고 재건 비용의 일부라도 부담하겠다고 나서는 큰 나라들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할 일은 이락에 대한 전략의 대폭적인 수정과 새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유엔이 중심이 되어 이락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보리 의결에서 미국이 대폭 양보해야 한다. 그리하여 미국은 지금도 건재한 빈 라덴 중심의 알 카이다 조직을 분쇄하고, 미국의 국토 안전을 지키고, 이락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국민들의 복지와 경제 회복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애팔래치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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