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전국 최우수 공립고교 랭킹 관련 기사를 내보낸 뒤 이에 대한 한인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았다. 랭킹에 포함된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50여개 고교를 순위별로 옮겨놓았는데 흔치 않게 고등학교의 순위를 매겨놓았다는 점 때문인지 학부모들의 반응은 특히 민감했다.
학부모들의 공통적인 궁금증은 도대체 전국의 우수 고교 순위를 매긴 기준이 정확히 무엇이냐 는 것이다. 랭킹의 배경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졌지만 이에 대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학부모들도 많은 듯 했다. “어떤 학교는 일반적인 평판과는 달리 랭킹이 높고 또 어떤 학교는 한인들 사이에 소위 좋다고 소문난 인기 학교인데도 랭킹은 낮게 나왔더라”며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국적인 고교 순위를 따지는 것으로는 유일한 이 랭킹은 워싱턴포스트지의 교육담당 베테랑 기자인 제이 매튜스가 고안해낸 것인데 간단히 말해 AP과목을 듣는 학생의 비율이 높을수록 우수 학교라는 게 핵심이다. 이 랭킹이 한인 학부모들에게 뿐 아니라 미 전국의 학생과 학부모, 교육자들 사이에 논란거리가 됐음은 물론이다. 매튜스 기자는 얼마전 자신의 칼럼을 통해 고교 랭킹에 대한 독자들의 의문점을 해명하는 내용을 싣기까지 했다.
그는 어떤 학교가 우수하냐 아니냐를 따질 때 고려됨직한 교사의 자질, 환경, 과외활동 등과 같은 다른 중요한 요소들도 많지만 이는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기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고, 또 20년 넘게 전국의 고교들을 관심 있게 살펴본 결과 AP와 같은 어려운 과목을 많이 듣도록 독려하는 게 우수한 학교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왜 하필 순위를 매겼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해명도 재미있는데, 오랜 언론인 경험으로 숫자로 매겨진 서열이나 순위에 유난히 집착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기 때문에 굳이 랭킹으로 만든 것은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솔직히 밝히고 있다.
랭킹을 매겨놓고 거기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님은 분명하지만, 그 배경을 간과한 채 순위가 몇 번째인지 숫자에만 지나친 관심을 보이고 절대적 의미를 부여하는 오류를 범하기가 쉽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AP과목을 많이 개설하고 독려하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 기사의 취지를 이해하고 이것의 순위가 몇 단계 차이가 있다고 해서 학교의 좋고 나쁨을 속단하는 것은 성급한 것임을 아는 것이라고 본다.
김 종 하<사회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