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무부가 발표한 2002년 해외 입양아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가정에 입양된 한인은 1,779명으로 전체 인원의 8.9%를 차지했다. 2000년 센서스는 미국 내 혼혈 한인이 15만 명을 넘는 것으로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기지촌 여성, 혼혈인, 입양인의 수가 전체 미주 한인 네 명 중 한 명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한인이 살고 있는 LA에서도 이들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 추방 위기에 처한 입양 청년의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인 입양인 협회 회장을 만났다. 그녀는 “협회에서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언론에서 한바탕 난리를 치지만 그들은 우리의 고민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를 흥미 거리로 여기는 관심은 이제 사절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초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40대 한인도 혼혈인 이었다. 가족 없이 혼자 살았던 그 의 장례는 한인 혼혈인 협회에서 주관했다. 취재를 위해 협회 회장과 통화하던 중 “사시는 거는 어떠세요...”라고 말문을 꺼냈다. 회장은 “혼혈인들 가정 형편 어렵지 않다. 우리도 직장 다니고 가정 이뤄 잘 살고 있다”며 불쾌해 했다. 통화를 끝낸 뒤 나 역시 시나브로 혼혈인에 대한 편견에 젖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지난 4월 열린 이민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칼 스테이트 LA 유의영 교수는 “기지촌 여성과 그들의 자녀, 입양인 집단이 현 이민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며 “한인사회가 이들의 공헌을 인정하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진보적 한인단체 관계자는 어려웠던 시절 기지촌 여성과 입양인 문제를 방치했던 한국정부가 이제는 이들의 삶에 대해 보상해 줄 차례라고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이민100주년을 맞아 한인사회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그 어디에서도 혼혈인, 입양인, 기지촌 여성을 위한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한인사회와 한국정부는 물론이고 개개인도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 자동차는 세 바퀴만으로는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의 헌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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