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안 충분한 휴식 취해 쌓인 스트레스 풀어야
보편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 미국에서 직장인들의 평균 휴가일수가 일 많이 하기로 소문난 일본이나 독일보다 훨씬 적은 일년에 2주 정도밖에 안 된다는 통계를 읽은 적이 있다. 휴식이란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좀처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은 워낙에 기회가 많은 이 나라에서 조금이라도 더 일해 좀더 많은 성공을 하고자 하는 개인의 야심 때문이 아닌가한다.
신문에서 읽었던 30∼40대 젊은 직장인들의 악화된 건강상태를 직접 주위에서 경험하고 나니 새삼 휴식의 중요성을 느낀다. 며칠 전 이제 30대 중반인 한 동료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다. 젊은 나이 덕에 완쾌가 가능하고 매일 매일 나아지는 모습에 마음이 놓이지만 명석한 두뇌에 놀라운 말솜씨로 늘 주위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리 모두의 시간을 절약시켜 주며 늘 바쁘게 돌아다니던 친구가 재활원에서 오른손, 오른팔 올리는 운동을 하고 한 10배가 늦어진 목소리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며 극히 나빠진 기억력을 회복하는데 애쓰는 모습이 더욱 애처롭기만 하다.
"팔을 올리시오" "눈을 감으시오" 하는 한가지 동작의 명령에는 잘 응답하지만 "오른발을 들어 왼발 앞에 옮기시오" 하는 복합 명령에 반응하기엔 아직도 어려움이 많다. 지난 7∼8년간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지 않은 대가라고 본인은 말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의 휴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제 여름방학이 다가오는데 일을 하는 모든 학부모들은 매번 경험하는 것이겠지만 아이들의 방학이 부모들에게는 더해진 재정부담에,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스트레스는 더욱더 쌓이는 기간이 될 것이란 두려움이 앞설 것 같아 다음의 몇 가지를 권한다.
먼저 아이들과 함께 단 며칠간이라도 휴식을 함께 취하는 것이다. 방학의 의미를 아이들과 함께 경험하고 자녀들이 일년간 얼마나 많이 배웠고 자랐는지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관찰하고 느끼는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도 함께 휴식을 취해서 건강을 유지해야 자녀들과 즐거운 시간도 가질 수 있고 진지한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휴식을 자녀와 함께 취하는 것은 건전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자녀에게 가르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
다음엔 자녀와 방학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자녀에게 필요한 부분과 자녀가 원하는 부분을 잘 조화시켜서 계획을 세워야겠다. 학과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학교의 서머스쿨을 통해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뒤지는 부분은 없지만 알차게 보내고 싶은 학생은 보충강좌를 학교에서 수강할 수 있다. 어떤 학생은 여름에 기하학을 수강하도록 카운슬러의 허락을 받았는데도 다른 사설기관에서는 거금을 투자해 공립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그 수업을 수강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공립학교의 시설과 학과 과정이 이토록 잘 되어 있는 이곳 미국에서 그 혜택을 마다하고 따로 투자하는 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 본다. 서머스쿨은 보통 오전 8시에서 오후 12시20분까지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른 원하는 활동을 하거나 파트타임 잡을 갖는 데도 지장이 없으리라 본다. 또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를 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임을 기억하고 학생들이 평소에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인턴십이나 봉사활동을 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봉사활동을 할 때는 꼭 노트를 준비해 느낀 점을 그때그때 기록해 두는 일도 중요하다고 본다.
자녀들이 방학을 방학답게 보낼 수 있도록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으시기를 바란다.
마가렛 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