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아무리 먹어도 배는 부르지 않는데, 많이 먹으면 죽고 그렇다고 먹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답인즉, 이세상 모든 현상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해마다 어김없이 더해지는 흐르는 시간속의 나이테!
어느새 나에게도 40개가 넘는 나이테가 둘러져 있다. 어떤 때는 40대라는 나이에 당황한 적도 있었다. 숫자로 매겨지는 나이나 신체조건의 변화에 맞지 않게 마음은 주책없을 정도로 젊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 내 마음이 변화되고 있는 것 같다.
일상의 모든 일들과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갖가지의 변화를 내 마음의 자로 재며 겪어야 했던 숱한 마음의 아픔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속에서의 처절한 절망감,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현실에 상채기가 나면서도 끝없이 무섭게 몸부림치며 가 닿을려고 안간힘을 썼던 순수한 갈망…등의 마음의 진동들이 점차 평온해 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 마음이 죽어서 목석이 되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껏 살아온 인생의 여정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조금은 느껴진 까닭에 마음이 순화되 가고 있고 어떤 순간 꽉막힌 절망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세워 뚫어 나아가며 감각되어진 마음의 경험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하는 죽음 앞에서 어떻게 마음을 비우지 않을 수 있으며 아무 것도 절대적으로 소유될 수 없고, 눈에 보여지는 모든 것은 궁극에는 없어져 버리는 거품같은 현상인 것이고, 영원히 존재되어질 수 없는 무상함 속에서 과연 어떤 것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죽음이 무서운 것이 아니고 시작도 끝도 모르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의 흔적도 없을 내 인생을 사랑하다보니, 진짜로 사는 인생을 살고 싶어서, 지난 세월 밖으로 향했던 모든 열정들이 조용히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안으로 모이는 것을 느낀다. 남은 인생이 아깝고 소중하기에 정말로 헛것에 속지 않고 항상 깨어있고 싶을 뿐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나는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좋아한다. 인생의 고비고비를 넘기며 힘들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산다는 것이 무엇이며 더욱이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몸부림친 고뇌의 흔적은 가을 들판에 여물대로 여물어 묵묵히 고개 숙인 황금빛 벼같이 우리 인생의 빛나는 훈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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