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종교인들은 하나 같이 북한 체제 비판은 않고 퍼주기식 대북 지원만 외치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 합니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종교인 학술대회에서 최종수 신부가 던진 질문이다. 최신부는 불평등 SOFA개정 국민행동 위원장으로 2000년 6월 매향리 미군 국제폭격장 농섬을 ‘점거’해 태극기를 휘날려 경찰에 연행됐었고 2년째 캐나다에서 한인 사목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시위를 지켜보다가 ‘함께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감옥처럼 느껴진다’며 눈물의 시를 발표하기도 했던 최신부는 이날도 남인수의 ‘가거라 삼팔선’을 선창하며 반전, 평화운동의 당위성을 피끓는 열정으로 토로했고 “우방보다 좋은 게 우리 민족임”을 역설했다. 대북 지원의 필요성을 모를 리 없는 최신부의 질문은 통일관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못한 한국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답변에 나선 이승만 목사는 “6.25때 월남했고 지금까지 24차례 북한을 방문한 전쟁 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는 신념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기독교 정신이 곧 반공 사상으로 인식돼있는 북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진리를 알리려면 ‘우선 배우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타 스님은 “북한과의 대화는 주체사상을 모르고는 안 된다. 남북간 신뢰 회복은 종교 교류를 통해 가능하고 북한 교류는 북한의 현실적 어려움인 식량난, 경제난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공, 멸공으로 대변되는 대북 교육을 받은 한국의 2030세대에게 통일관이 올바르게 정립돼 있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반전, 평화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는 지금이 종교적 신념과 민족애가 가득한 전쟁 세대들이 나서서 새로운 내일을 이끌어갈 2030세대들의 통일교육을 시켜야할 시점이다. 침묵하는 다수가 일어서서 행동 없는 신앙을 외면하는 젊은이들을 일깨워야 한다.
이스라엘 평화운동가 아모스 오즈는 나눔 문화(www.nanum.com)와의 인터뷰에서 반전, 평화 물결에 대해 “큰불이 나면 세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멀리 도망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불이야!’하고 소리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숟가락 하나라도 물을 떠 불을 끄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숟가락 한 개의 힘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숟가락 한 개의 힘을 믿는 작은 실천들이 올바른 통일관을 토대로 만든 평화가 꽃피는 세상이 기다려진다.
하 은 선 <특집 2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