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충천"과는 딴판
걸프 지역에 파견된 미군 지휘관들은 “부하들이 대통령의 개전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며 사기를 자랑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전쟁을 눈 앞에 둔 미군 병사들의 진짜 심리상태는 병영 화장실 벽에서 나타난다.
“전쟁이 해결책일까 평화가 해결책일까?”
“너 겁내는 거야?”
“지원병들이여 상관에 잘 보여 출세나 해보시지.”
“난 너의 전쟁을 대신 하긴 싫어.”
“빌어먹을 놈의 군대.”
쿠웨이트 주둔 미 육군 우다이리 기지의 이동식 화장실 벽에 어지러이 쓰여진 낙서다. AFP 통신은 10일 화장실 낙서가 전쟁에 대한 병사들의 속내와 두려움을 드러내는 창이라고 보도했다.
낙서 중에는 체념과 자위가 뒤섞인 지적인 주장도 있다. “전쟁은 추악한 것이지만 가장 추악한 것은 아니다.” 자신을 바보라고 소개한 어떤 병사는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써 갈겨 전쟁에 대한 가치판단을 유보했다.
사기를 북돋우는 내용도 있다. “도덕적으로 가장 타락한 상태는 인생에서 목숨을 내던져 싸울 만한 무엇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의 피로 세례 받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
전쟁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승리 자체를 확신하지 못하는 낙서도 있는데 최강의 군대라고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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