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요리사 베르나르 라조 자살로 프랑스 전역‘시끌’
관계자들 “식당비평지서 운영업소 평점 낮추자 비관”
비평가들 기호 맞추려 늘 긴장
최고 명성 유지 욕심이 화불러
누가 주방장을 죽였는가.
한 유명 요리사의 자살을 놓고 프랑스 전체가 시끄럽다.
요리 솜씨 하나로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훈장 뢰종도뇌르를 받은 베르나르 라조(52·사진)가 엽총 자살한 사건이 터지자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은 주범으로 일제히 고트밀로라는 식당전문 비평지를 지목했다.
고급 식당에 대한 평가와 안내를 전문으로 하는 이 잡지는 최근 베르나르의 업소인 ‘라 코트 도르’의 평점을 19점에서 17점으로 내렸는데, 이것이 그의 자살을 촉발시켰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프랑스 요식업계의 최고 원로 대접을 받는 폴 보퀴즈는 25일 르 파리지엥과의 인터뷰에서 “평점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장난질을 치는 음식비평가들이 베르나르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실제로 음식을 만들 줄도 모르면서 흰소리만 늘어놓는 비평가들은 섹스를 어떻게 하는 줄은 알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고자 같은 존재들”이라고 혹평을 퍼부어 댔다.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라조는 한때 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솔릴리의 호텔 식당 라 코드 도르를 1982년에 인수한 후 탁월한 음식 솜씨와 비법으로 이곳을 세계적인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나 프랑스 최고의 식당이라는 명성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비평가들은 음식 맛은 물론 식당의 실내장식과 분위기, 종업원들의 매너까지 채점하기 때문에 이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선 운영비로 엄청난 돈이 필요했다. 라조는 행여 최고의 자리를 놓칠까 늘 긴장했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 밤늦게까지 영업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트멀로가 평점을 2점이나 낮추자 라조는 프랑스 유수의 비평지 미셀린까지 등급 조정에 나서지 않을까 불안해했고, 결국 지난 24일 엽총 자살을 하고 말았다.
전문비평가들의 등급 조정에 실망해 목숨을 끊은 프랑스의 요리사는 라조가 처음이 아니다.
1966년 식당주 알랭 지크는 미셀린이 별 둘 등급을 박탈하자 자살했고 17세기의 거장 프랑소아 바텔도 루이 14세를 위해 마련한 음식에 하자가 있다는 지적을 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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