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신분증 구입기도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최성규 전 총경은 지난 10개월의 도피생활에 지친 듯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수염을 기르고 얼굴이 검게 타 동남아인으로 착각될 정도였다. 최 전 총경의 도피행적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동남아를 거쳐 지난해 4월19일 미국에 들어온 뒤 5월께 LA에 잠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그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한인타운 우체국에 사서함을 개설하기도 했으며 체류신분을 확보하기 위해 이민 브로커를 만났다가 3,000여만원을 사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방마샬에 체포될 당시 자신을 ‘윤종철’이라고 주장한 것에 미뤄 그동안 가명을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전 총경은 LA에 체류하는 동안 오리건주를 수차례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남편 귀국의사 있었다”
◎…인정신문이 끝난 뒤 파크 라브레아의 한 고층아파트로 향한 부인 정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을 전후해) 귀국의사를 주위 인사들에게 타진했다”며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느닷없이 체포돼 놀랐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우리는 죄가 없으며 남편은 30여년동안 공무원직에만 충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거경위 설명 엇갈려
◎…10개월간 행방이 묘연했던 최 전 총경이 체포됨에 따라 검거경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A총영사관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최 총경의 LA지역 우편사서함 번호를 연방마샬에 제공했더니 소재지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연방검찰의 고발장에 따르면 최씨의 소재지는 지난해 11월12일 최씨를 만난 한 목격자의 제보로 파악된 것으로 밝히고 있어 차이를 보였다.
부인보며 안스런 표정
◎…최 전 총경은 인정신문이 끝난 뒤에도 계속 법정에 남아 있는 부인 정씨가 안스러운 듯 머리를 끄떡이며 ‘그만 돌아가라’는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정씨는 재판이 끝난 뒤 연방마샬 수사관이 남편의 양손을 뒤로 모아 수갑을 채우자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8월부터 소재파악 나서
◎…최 전 총경이 우편물을 받기 위해 사서함을 개설했던 것으로 알려진 한인타운내 우체국 관계자는 최씨는 물론 최씨가 사용한 ‘윤종철’이란 명의의 사서함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수사관들이 최씨 사진 등을 들고와 신원확인작업을 벌였으나 우체국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황성락·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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