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사 체면살려 ‘융자사’간판
배우·의사·사우디 부호등 고객
손님비밀 최우선…이혼녀 많아미국 최고의 부자들이 살고 있는 베벌리힐스, 또 세계의 거부들이 샤핑하러 몰려오는 명품의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에 전당포들이 성업중이다. 특히 요즘 같이 경제사정이 나쁘고 현금이 잘 돌지 않을 때는 부동산이나 대저택을 갖고 있는 부자들이 궁한 용돈 융통을 위한 전당포 발길이 잦기 때문이다. 또 전쟁발발 가능성도 이들이 귀금속을 전당포에 맡기는 좋은 이유가 되고 있다.
로데오 드라이브에 소재한 이들 전당포는 진짜 이름은 숨어 있다. 부자나 유명 인사가 고객이므로 고객들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 이들은 ‘융자회사’란 간판을 걸고 비싼 빌딩 이층쯤에 위치해 있다.
보석이나 귀중품을 담보로 잡고 현금을 빌려주는 업이므로 융자회사란 이름이 과장이 아니다. 귀금속을 비롯해서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받는 전당포가 금싸라기 땅 로데오 드라이브에 적어도 6개 이상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중 샌타모니카 블러버드와 로데오 드라이브 코너에 위치한 베벌리 전당포(공식명칭은 베벌리 론 컴퍼니)의 역사는 이미 65년이나 됐다.
전당포 운영방침 제 1조가 고객의 비밀을 지켜주는 것이라서 단골이나 굵직한 고객들의 명단을 밝히지 않지만 이곳의 고객들은 배우, 의사, 변호사, 영화 기획자나 감독들이며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주 등 외국인 재벌들도 많다. 베벌리힐스를 기웃거리며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팔등신 금발미인들도 들락거린다.
고객의 가장 많은 부분은 역시 이혼했거나 별거중이어서 현금 소득이 없는 여성들이 차지한다. 이혼한 경우는 남편이 사준 보석들을 미련 없이 팔아치우지만 별거중이거나 이혼 후라도 재결합 가능성을 생각하는 여성들은 파는 대신 잠깐 맡기는 방법을 택하기 때문.
겉보기엔 쉬울 듯하지만 현금이나 보석만 만지는데 대한 원한이 쌓일 수도 있고 위험부담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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