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보도… 미, 대량살상무기 사용·유전파괴 등 사태 우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침공 도중, 또는 침공 이후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군 고위 관계자들의 정보 보고를 토대로 작성한 4~5쪽짜리 분량의 최악의 시나리오 메모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의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예상하는 가장 걱정스러운 사태는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라크 국민에게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고 이를 미국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 ▲걸프전 때 쿠웨이트 유전에 방화한 것처럼 자국의 유전과 산유 시설에 불을 질러 파괴할 경우 등인데 전후 재건사업에 이라크의 석유 수출대금을 사용할 계획인 미국으로서는 후자를 특히 우려하고 있다.
이 메모는 특히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최악의 시나리오를 불러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라크 국민이 미군을 환호로 맞을지, 야유를 보낼지, 아니면 총을 쏠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고, 유엔의 승인 없이 군사공격을 감행할 경우 다른 나라들이 이후의 작전에 대해 약속했던 지지를 거둬들일 가능성 또한 걱정거리다.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순식간에 진압될 것이라는 주전주의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사흘 안에 끝날지, 3년을 갈지 오리무중”이라는 점도 부담스럽다.
이라크에 미국 정보당국의 활동이 집중되고 있는 동안 북한 등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미 위협에 대해서는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지 테닛 CIA 국장은 최근 백악관과 국방부, 정보기관들이 가장 깊이 묻어두었던 우려를 내비쳤다. 즉 후세인을 성공적으로 제거한 뒤에는 무기 등 각종 통치수단을 나눠 가지려는 이라크 내 여러 세력의 각축전이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라크를 분할 통치할 경우 각각의 세력이 이를 허가받은 자기 몫으로 생각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라크 공격 직후 어느 정도의 지원을 제공해야 ‘해방 축하’ 분위기가 계속돼 해방군에 등을 돌리지 않게 될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뒤늦게야 시작됐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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