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나는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궁금해했다. 저기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거기에 가볼 수는 없을까 …”
우주 비행사 존 글렌이 지난 1998년 생애 두 번째 우주비행을 앞두고 회고한 말이다.
하늘을 새처럼 날아보고 싶은 욕망, 하늘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 욕망은 소년시절 존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한 이후 줄기차게 추구해온 꿈중의 하나가 바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신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다가 과학이 발달하면서 현실로 그 영역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인류사상 처음 하늘을 날았던 사람은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였다.
다이달로스는 아테네 출신의 명장으로 지혜와 재주가 출중해 손으로 못 만드는 것이 없었다. 크레타의 미노스왕의 기술자로 왕의 총애를 받으며 일을 하다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미궁의 지하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감시가 삼엄하고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어서 탈출은 불가능했다. 생각다못한 다이달로스는 묘안을 짜냈다. 날개를 만들어 새처럼 날아서 섬을 탈출하는 것이었다. 손재주 좋은 다이달로스는 깃털을 모아 꼼꼼히 붙여 밀랍으로 몸에 달고 비상을 시도했다. 비행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아들 이카로스가 문제였다. “너무 높이 올라가면 위험하다”는 아버지의 경고에도 불구, 젊은 이카로스는 비상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늘을 나는 희열에 빠져 태양 가까이 까지 올라갔다가 결국 밀랍이 녹아 추락해 죽고 말았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이카로스의 억제할 수 없는 희구는 인간의 타고난 성향 중의 하나이다. 욕망이 상상으로 구체화하고, 불가능해 보이던 꿈에 누군가가 불굴의 정신으로 도전하면서 인류의 과학문명은 발달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인간의 비행 욕망이 처음 실현된 것은 18세기 후반 열기구를 통해서였다. 1783년 프랑스에서 열기구를 이용한 첫 비행이 성공했다. ‘이카로스의 후예’들은 그러나 날아보는 경험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더 높이, 더 높이’를 추구하다가 저산소증으로 열기구 조종사들이 사망하는 사고들이 발생했다.
인류의 비상이 열기구에서 비행기, 그리고 우주선으로 발전 가능했던 것은 이들 이름 없는 도전자들의 불굴의 개척정신과 희생이 밑거름이 된 덕분이다. 이번에 산화한 컬럼비아호 승무원 7인의 희생도 지금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여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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