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봉사나선 명문대 한인 2세
동부의 명문 코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인2세가 가장 서민적인 버스 승객들의 권익 활동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민단체인 버스승객조합에서 활동하는 김원구(31·사진)씨. 캐나다에서 태어난 한인2세인 그의 임무는 버스 이용 승객들의 불편함을 점검하고 이들을 도우며 권리를 찾아주는 ‘서민의 귀와 입’이 되어주는 것.
그의 살아온 환경은 사실 버스나 서민층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한국의 한 대학에 교환교수로 나가 있는 김씨의 아버지는 꽤나 알려진 심리학과 교수다. 캐나다의 명문 토론토대학을 졸업한 뒤 코넬 대학원에 다니며 콜로라도 주립대 강단에도 서고 있는 김씨의 미래도 별 걱정은 없어 보인다. 대학원에서 만나 지난해 결혼한 부인도 콜로라도 주립대 교수다.
이런 김씨가 박사논문을 뒷전에 팽개치고 LA로 건너와 매일같이 ‘버스승객조합’이라고 쓰인 노란 티셔츠를 입고, 양손에는 안내문을 가득 든 채 버스에 올라타는 이유는 좀 특이했다. 박사논문으로 ‘20세기 미국의 진보문학’이라는 글을 준비하고 있는 김씨는 “대학원에서 진보적인 작가의 작품세계와 삶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 흑인 역사학자가 쓴 인종차별 문제에 관한 책을 읽던 중 버스승객조합에 대해 알게된 김씨가 대륙을 건너온 데는 자신의 뿌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한 몫 했다. 김씨는 “LA에 큰 한인사회가 있다는 점이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며 “1년 넘게 LA에 살면서 모국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신혼의 단 꿈에 젖어 있어야 할 부인에게 미안하지만, 좀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는 김씨에게서 한인사회의 밝은 미래를 엿본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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