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새벽 샌호제 인근에서 발생한 아시안 남자대학생 사교클럽(fraternity) 회원들 사이의 패싸움 도중 칼에 찔려 숨진 학생은 샌호제 주립대에 재학중인 한인 김아람(23세·로스알토스·본보 23일자 3면 보도·사진)군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주위 친구들에 따르면 이날 김군은 칼에 찔린 친구를 보고 또 다시 칼이 들어오자 몸으로 친구를 막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군 사망사건을 수사중인 샌호제 경찰국은 이 사건을 살인으로 규정하고 사건발생 당일인 22일과 23일 이틀동안 당시 싸움현장에 있었던 학생과 목격자등 70여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등 용의자 검거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23일 밤 11시까지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했다.
경찰은 김군을 살해한 용의자가 샌호제를 떠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한 김군은 자신의 23번째 생일날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패싸움은 라이벌 관계에 있던 산호세 주립대 아시안 남학생 사교클럽인 ‘파이 알파 파이’와 ‘램다 파이 엡실론’ 회원들 사이에 벌어졌으며 숨진 김군은 램다 파이 엡실론 소속이었다. 이날 싸움으로 인해 김군이 숨지고 다른 남학생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번 싸움에 연관된 두 사교클럽은 미국대학내 대표적인 아시안 남학생 사교클럽으로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김군은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다 최근 샌호제 인근에 있는 로스알토스로 이주했으며 샌호제 주립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해왔다. 김군은 정직하고 성실한 성격에 학교 친구들과도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사교클럽 일에도 매우 헌신적이었다고 친구들은 전했다.
김군을 잘아는 한인 임인순씨는 “지난 8년동안 산호제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카스트레오 가게에서 주말마다 일을 돕는 등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며 김군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김군의 한 학교친구는 “아람이는 다른 사람과 싸움을 벌일 아이가 절대 아니다”라며 “아람이의 매력적인 미소를 더 이상 볼수 없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샌호제 주립대는 23일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에 연관된 파이 알파 파이와 램다 파이 엡실론의 활동을 전면 중지시킨다고 발표하는 한편 숨진 김군의 유가족에 애도를 표시했다. 로버트 카렛 총장은 “이번 사건은 학교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경찰과 협조해 김군을 살해한 용의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앤젤라 하퍼 학생과장은 “지금까지 학생 사교클럽이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며 “갑자기 이런 불상사가 발생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사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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