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역 근무”걱정하더니…
갑자기 백씨 피살 소식을 전해들은 유족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에서 광고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백씨의 장남 성현씨는 “미국으로 빨리 건너가 장남의 도리를 다하고 싶지만 비자가 나오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애통해했다.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는 백씨의 처남 김영천(44)씨는 “남한테 싫은 소리 한번 못하는 착하고 근면한 분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3년 전 형제초청으로 부인, 작은아들과 함께 미국 땅을 밟은 백씨는 필라델피아 인근의 방직공장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었던 것으로 주위 사람들은 전했다.
늦깎이 이민생활을 하던 백씨는 2001년 가을 갑자기 다니던 방직공장에서 해고를 당한 뒤 부인과 잠시 귀국했나 새 출발을 위해 수개월 후 혼자서 미국에 돌아왔으며 다음해인 2002년 초 LA로 왔다. 백씨는 2개월 전 IC시큐리티에 입사해 LA인근 샤핑센터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으며 사건 발생 20여일 전부터 문제의 아파트에서 매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주 42시간 경비원으로 일해왔다.
하지만 백씨의 LA생활은 쉽지 않았다.
LA하숙집을 전전하던 백씨는 벌이가 신통치 않아 하숙비를 내는데 잦은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했다. 피살 전까지 살던 하숙집에도 2달치 하숙비가 밀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의 고용주인 홍승표 IC시큐리티 사장은 “근무중에는 경비원으로서의 역할만 하라고 가끔씩 주의를 줄 정도로 책임감과 의욕이 무척 강한 사람이었다”고 백씨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한편 경찰들도 특별히 이번 사건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21일 오전 10시께 사건 현장을 찾은 토마스 로저스 LAPD 대민담당 경관은 “이번 사건으로 한인이 희생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하고 “작년 말 갱 단과의 전쟁이 선포된 이후 대민담당 부서에서는 관할 수사당국과는 별도로 살인을 비롯한 강력 사건을 조사해 매일 윌리엄 브래튼 LAPD 국장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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