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인들 "올 10우러부터 상승세 진입...이라크전 해소 필수조건"
미국 경제가 오랜 침체를 끝내고 내년부터 호전될 것이라는 예보가 곳곳에서 나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3일 미국 경제가 오는 2003년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이 투자활동을 위한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단기자금을 조달하는데 치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다이앤 바자 상무이사는 "내년 기업 재고량과 설비 가동률 등이 증가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고 따라서 어음
발행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발표에 따르면 어음 발행 금액은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와 연이은 기업회계부정 사건 때문에 지난 2년간 최저치인 1조3,300억달러에 불과했다.
또한 이날 루미스 세이리스의 데이비드 소워비 수석 애널리스트는 경제전문 케이블 TV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월9일 이후 상승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미국 증시의 수익률은 올해보다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워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이라크와 북한, 베네수엘라 등의 지정학적 위험요인을 극복해왔고 감세 및 금리 인하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잘 기다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를 낙관하는 이유로 증시가 1803년 이후 4년째 하락한 것은 단 한차례에 불과했고 선거를 앞둔 해에는 통상적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는 전례를 들어 내년 경기 회복을 점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이 내년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한 위험 해소가 가장 필수적인 조건의 하나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와의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거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소비와 설비투자 등의 최종수요를 자극할 것이고 이는 노동시장 개선, 금융시장 안정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견했다.
한편 이 같은 낙관론에 맞서 리먼 브러더스는 3년째 증시가 하락한 것은 경제에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진단하면서 최악의 상황이 이번으로 끝난 것은 아니라고 경계했다.
미 대형주로 구성된 S&P 500 지수는 올 들어 22% 하락했는데 올해 남은 5일간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2000년 -10.1%, 지난해 -13%에 이어 3년 연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내년에도 특별한 호재가 없다는 것. 이라크와의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데다 베네수엘라 사태로 석유 수급 불안이 커져가고 2004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선거에 따른 주식 상승 효과가 없다는 분석이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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