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약간 날카로운 느낌을 주지만 목소리는 구수하고 부드러웠다” “인상이 탐탁지 않았는데 목소리를 들으니 더 맘에 안 들더라” 대선 후보 TV토론을 지켜본 이회창 후보지지 한인과 노무현 후보지지 한인의 상반된 반응이다.
한인들의 ‘외눈 관전평’은 계속된다. 권영길 후보가 선전하면 노 후보의 표가 상대적으로 잠식될 것이란 기대와 우려가 “권 후보가 토론에서 잘해 10% 득표도 가능하다”와 “권 후보가 무난하게 하기 했지만 5% 득표도 힘들 것이다”는 반응으로 교차된다.
경제단체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제인총연합회가 이 후보에게 좋은 점수를 준 것은 대세론을 입증하는 것”이란 진단과 “다른 경제단체들이 평가를 유보한 것은 노 후보 득세에 따른 몸조심으로 풀이된다”는 진단으로 엇갈린다.
여론조사 결과 노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한인들은 “여론조사는 질문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으므로 신뢰하기 힘들다”와 “요즘엔 한국의 여론조사가 정확하다”로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인제씨의 이 후보 지원사격에 대해서도 “충청표 결집에 결정적일 것”이라는 ‘확대해석’과 “경선 불복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이씨의 지지발언은 별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축소해석’으로 맞서 있다.
노 후보 지지자가 많은 젊은 층의 투표율에 대한 전망도 제 각각이다. “전통적으로 젊은이들이 요란하긴 하지만 정작 투표는 잘 하지 않는다”는 ‘경험론’과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등으로 이번에는 젊은이의 투표율이 과거보다 한결 높아질 것이다”는 ‘예외론’이 그것이다.
여중생 압사사고로 인한 추모열기에 대한 진단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된 듯한 반미 시위는 한미우호를 중요시 여기는 유권자들에게서 부정적인 반응을 야기할 것”이란 시각과 “월드컵 이후 한국인의 자존심을 부각시켜 노 후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으로 갈라진다.
소위 ‘북풍’에 대한 견해도 간극이 넓다. “북한의 핵 문제로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판세가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다”와 “유권자들이 해묵은 안보논리에 식상하고 있어 되레 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을 할 것이다”로 양분된다.
동일한 이슈에 대해 지지성향에 따라 보는 각도도 이처럼 180도 다르다. 어차피 자신이 바라는 쪽으로 현상을 바라보게 마련이지만, 투표권도 없는 한인들이 대선을 놓고 아전인수식의 해석으로 서로간에 불편한 감정이 싹트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박봉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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