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죄를 알렷다”
지난 7년간 UCLA 풋볼팀을 이끌었던 밥 톨리도 감독이 9일 해임됐다. 지난달 23일 라이벌 USC에 21-52로 참패, 라이벌에서 4년 연패를 당한 데 이어 지난 주말 워싱턴 스테이트에 27-48로 무너지는 등 마지막 2게임에서 100점을 허용하며 2연패로 시즌을 마감한 것이 치명타였다. 올 시즌을 7승5패로 마친 UCLA는 오는 25일 라스베가스보울에 초청받아 뉴멕시코와 경기를 갖게 되나 톨리도에게는 여기서 고별전을 가질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UCLA는 톨리도 감독 대신 10년전 팀의 코치를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는 현 UCLA 아카데믹 서비스부 부국장 에드 커지리언을 임시 감독대행으로 임명, 라스베가스보울에서 팀을 지휘하도록 했다.
올 시즌 시작 전 미디어 투표에서 팩-10 6위로 예상됐던 UCLA는 시즌 초반을 겨우 남긴 상황에서 4년생 주전 쿼터백 코리 포스를 부상으로 잃었음에도 불구, 7승5패로 공동 4위를 차지하는 등 외형상으론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시즌 중반 3연승을 이끈 쿼터백 드루 올슨과 맷 무어가 1년생인 것을 비롯, 대부분 선수들이 언더클래스맨인 것을 감안하면 팀의 장래는 상당히 밝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톨리도 감독의 경질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최근 4년간 UCLA가 중반이후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패턴을 되풀이하며 지도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 1997∼98년 UCLA를 학교 최고기록인 파죽의 20연승으로 이끌며 내셔널 챔피언십게임 진출에 1승 앞까지 가는 등 잘 나가던 톨리도 감독의 행보가 꼬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98년 시즌 최종전에서 마이애미에 45-49로 패하면서부터. 쿼터백 케이드 맥나운을 앞세워 파죽의 10연승을 거두며 내셔널 챔피언십게임 진출을 눈앞에 뒀던 UCLA는 마지막 게임에서 러닝백 에저린 제임스(현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앞세운 마이애미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고 이 패배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UCLA는 곧 이은 로즈보울에서 위스콘신에 31-38로 지는 등 이때부터 다음 4년간 시즌 중반까지 ‘반짝’했다가 중반이후 무너지는 패턴을 빠짐없이 되풀이했다. 특히 앙숙 USC에 4연패를 당한 것은 물론 지난 2년간은 0-27, 21-52 등 엄청난 스코어 차로 무기력하게 대패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톨리도의 임기단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996년 1월 은퇴한 전 감독 테리 다나휴의 후임으로 UCLA 지휘봉을 잡았던 톨리도(56)는 이로써 7년간 49승32패의 기록을 남기고 UCLA 풋볼사의 뒤쪽으로 물러나게 됐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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