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불암·김혜자, 폐지 결정에 쓴소리… 매너리즘 빠지고 감동 사라져
“지금 이대로라면 하루 빨리 <전원일기>에서 벗어나고 싶다.”
양촌리 회장 최불암 김혜자 부부가 <전원일기> 종영 소식을 듣고 그간 가슴에 쌓아놨던 말을 쏟아냈다. 두 사람은 21일 <전원일기> 1080회 녹화 현장에서 “허탈하지만 잘됐다. 언제부턴가 <전원일기>는 자체적인 매너리즘 때문에 간판 드라마로서의 역할을 잃어 버린 지 오래다”라며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최불암은 “현재 <전원일기>에는 희로애락이 사라졌다. 젊은 연기자들의 사건 이야기에 매달리면서 스스로 추락을 자초했다. 초창기의 깊이와 감동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고 격하게 토로했다.
김혜자도 “벌써 종영됐어야 했다. 지금 <전원일기>는 굳이 최불암 김혜자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입만 벙긋하는 알맹이 없는 드라마가 됐다. 최장수 드라마라는 자부심으로 버텨왔지만 지금은 4대 가족의 애환 등 휴머니즘의 감동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작가에 대한 아쉬움도 이어졌다. 김혜자는 초반 10년간 집필했던 김정수 작가 시절이 <전원일기>의 전성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후속 작가들도 부지런히 썼지만 아무래도 연륜과 경험 면에서 미숙함이 드러나곤 했다”고 덧붙였다.
최불암 역시 “<전원일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어아가씨> <야인시대>처럼 복수극과 폭력에 채널을 고정하는 시청자들도 아쉽기는 매한가지”라고 일침을 놓았다.
종영 후 두 사람은 한동안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혜자는 “연기자로서 전환점에 서 있는 기분이다. 충분히 쉰 다음 드라마 보다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의 종영 반대 목소리에 대해 두 사람은 “아쉽지만 지금 종영하는 게 낫다”고 입을 모았다. 연말 특집극으로 압축한 <전원일기>를 선보이는 게 어떠냐는 최불암과 달리 김혜자는 “1회부터 500회까지 10년 분량을 재방송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달리 제안했다.
한편 최종회에서 ‘자신을 죽여달라’고 간청했다는 정애란 할머니에 대해 두 사람은 “그래선 안 된다. 투병 중이거나 또래 할머니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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