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공포증’ 때문에 40-50대가 떨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알츠하이머’(퇴행성 뇌질환) 등 노인성 치매질환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건망증 증세를 이 질병으로 단정해 전문의를 찾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


이상 증상에 지레 겁먹는‘공포증’늘어
전문의들 “절반이상이 가짜 치매” 진단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나이는 주로 40대 중반에서 50대로 이중 일부는 잦은 두통과 갑자기 땀이 많이 나는 신체적 변화마저 이와 연관시키고 있다. 실제로 풍족한 가정의 한 40대 가정주부는 자신이 남편으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있는 것이 치매증상 때문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병원을 찾아와 정밀검사를 받기도 했으나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고 한 50대 한인가장은 부인과 언쟁을 벌인후 화가나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가 길을 잃어버린 것을 놓고 심각한 증상으로 오판,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전문의들은 치매증상을 주장하며 병원을 찾은 한인 환자들의 절반 이상은 이 질병과 무관한 ‘가짜치매’(Pseudo dementia)로 밝혀지고 있으며 오히려 치매와 증상이 거의 흡사한 우울증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수잔 정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불안, 초조, 기억력 감퇴 등은 우울증에서 흔히 발견되는 증상으로 이를 치매와 혼돈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전문의 진단도 없이 스스로 특정 질병에 걸린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조만철 신경정신과 전문의도 “치매와 우울증은 너무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들은 이를 구별하기 힘들다”면서 “원인과 주위상황, 증세, 가족병력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하며 알츠하이머의 경우 뇌조직 검사가 가장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의들은 치매를 무조건 알츠하이머로 규정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며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중풍 또는 뇌혈관 계통 이상으로 뇌가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각종 사고나 암 등으로 발생하는 기타치매로 분류된다고 소개했다. 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활발한 여가생활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상한 증상이 감지됐을 경우에는 스스로 병을 단정하지 말고 바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며 우울증은 초기에 발견되면 약물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황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