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해답"
백옥희
언젠가 성경을 읽다보니 어느 구절에서 선지자가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나를 죽이려는 저들을 죽여 주시던지 소경이 되게 하여 나를 볼 수 없게 하소서" 어떻게 하나님의 선지자가 이런 기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숙제로 남긴 채 잊어버리고 말았는데… 동부에서 SF로 이사오게 되었다. 시아버님께서 오래 전에 사놓았던 좁은 집이 영 맘에 안 들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그곳에 짐을 풀었다. 옆집에는 필리핀에서 이민 온 ‘열’식구가 좁은 Two 베드룸 집에 살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전쟁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아주 작은 일들에서부터 시작되는 옆집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나를 조금씩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부탁도 하고 달래도 보고 화도내면서 나중에는 애걸하다시피했지만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있나보다. 너무도 유치한 그들의 행동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식으로 당하며 살기를 몇 년. 어느날 아침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일은 또 벌어져 있었다. 분노한 몸은 떨리기 시작했고 내 입에선 처절한 절규가 흘러나온다. "하나님 못 된 짓을 하는 저들의 손을 짤라놓던지 아니면 나쁜 짓을 못하게 바른 마음을 주시던지 하나님께 맡깁니다. 전 더 이상 힘이 없어요" 울며 부르짖다가 문득 떠오르는 성경구절. "나를 죽이려는 저들을 죽여 주시던지 소경이 되게하여 나를 볼 수 없게 하소서" 란 이해 할 수 없었던 그 선지자의 기도가 내 머리를 스쳐간다. "아∼ 그래서 그가 그렇게 기도했구나" 이제야 그 몰랐던 숙제가 긴 고통을 통해서 풀린 것이다.
그 해답을 얻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의 괴로움이 필요했던가? 아마도 짧은 시간의 고통이었다면 난 절규의 기도도 하지 않았겠고 선지자의 분노의 기도도 영원히 이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기도후 이사하기전 2년동안 단 한번도 아무일이 없었다면 누가 믿을까? 하나님은 내 절규의 기도를 ‘뜸’들이지 않고 당장 들어 주셨던 것이다. 난생 처음으로 처절한 기도를 해 보았고 믿겨지지 않는 기도의 응답을 처음으로 받아보았다.
얼마나 귀한 경험인지! 그 후로 난 이해할 수 없는 모든 일들을 무조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길거리의 거지들도, 코가 빨개서 술냄새를 풍기며 일하는 우리 회사 여직원도 계모 밑에서 자라 마약 중독이 된 청소년도 이혼하며 자녀를 뺏겨 정신이상된 애 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큰 고통을 그들은 겪으며, 감당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됐으리라! 어쩜 그들도 절규의 기도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입속으로 되뇌인다. "God Bless Them" "God Bless Them", "Please"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