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행정부 온건파 파월 국무 이라크전 전도사로 나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원내 사진)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비둘기파의 영수격인 그가 매파의 전도사 노릇을 해야할 판이니 생각만 해도 딱하다.
이라크 공격 문제에 관해 늘 신중론을 입에 달고 다니던 그에게 신중론자들을 설득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미국의 ‘강공 드라이브’를 못마땅해 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을 설득해 강경한 유엔 결의안을 끌어내는 게 그의 일이다. 상관의 결정에 따라 그는 하루아침 새에 ‘말‘과 ‘안면’을 바꿔야 한다. 내키지 않지만 피할 도리가 없다. ‘보스’의 명령은 그만큼 분명하고, 확실하다.
그의 상관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라크에 대한 마지막 결의안을 채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90-91년의 걸프전 이후 유엔이 무려 16건의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이들을 완전히 무시, 한낱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다며 이번에는 이행시한을 못박아, 정해진 시간내에 후세인이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유엔이 직접 강력한 제재조치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구겨진 유엔의 체통과 권위가 바로 선다는 것. 그러나 국제사회가 또다시 미적거린다면 미국 단독으로라도 ‘응징의 칼’을 빼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제 파월 장관이 미합중국의 외교 책임자로 해야 할 일은 부시의 ‘입맛’에 맞는 강경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를 움직이는 것이다.
파월 장관에게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매파들이 득실되는 행정부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온건노선을 밟아온 그는 “뚜렷한 명분이나 증거도 없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테러후원세력이자 ,대량학살무기를 개발해 세계질서를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로 몰아 제거하려 드는 것은 이미 전세계에 퍼지고 있는 반미감정만을 부추길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 정부의 논리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반생을 군으로 살아온 그는 ‘상관의 결정’이 떨어지자 사견을 접고 분주히 뛰기 시작했다. 13일 ABC방송을 비롯, 주요 TV방송에 출연해 후세인의 위험성을 ‘홍보’하는가 하면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의 외무장관들과 연쇄접촉을 갖고 설득작업을 펼쳤다. 사실상 ‘대이라크전의 전도사’로 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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