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과 투이가 만나는 지역에서 ‘조엔’으로 통하는 김경희씨(49·조엔 코테즈). 김씨는 과거 갱들의 머리에 박힌 유리파편을 빼주고 길거리에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취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일반인과는 다른 일들을 해와 훈훈한 이웃사랑을 상기케 하고 있다.
“내 자식도 중요하지만 주변에 보이는 아픔들을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사는 곳이 흑인, 히스패닉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었거든요. 미력이나마 도움을 주었는데 후일 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뿌듯해오는 것을 느끼곤 했어요. 면접가니까 머리를 단정하게 해달라고 하는 녀석들을 보면 기특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어요.”
어린 두 딸에게 찾아오는 갱, 불량배들의 자녀 베이비 시팅을 부탁하기도 했던 그는 따뜻한 사랑을 배워가는 딸들을 보며 흡족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두번 철이 나지 않은 두 딸로부터 혼이 난 기억도 있다고 한다. “하루는 큰 딸이 물었어요. 우리들은 성탄때 선물이 하나인데 왜 다른 애들은 각자 선물을 받느냐고요. 왜 저 애들이 엄마 옆에서 자느냐고요. 가슴이 ‘철렁’ 했지만 진정한 이웃사랑이 어떤 것인지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상황을 모면했지요. 가슴이 시리더군요.”
김씨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동안 체험한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다. “엄동설한에 길바닥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를 미용실에 데리고와서 재우고 밥을 먹여 보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부랑자들이 이를 옮기면 어떻하느냐고 걱정을 하더군요. 평소 말이 없던 사람이 한마디 하니까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부랑자, 노숙자, 갱 등 사회에서 외면받은 사람들이 김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많이 찾아들자 지역경찰도 가세. 김씨의 미용실을 자주 찾는 방문객의 하나가 됐다. 경찰은 미용실 화장실, 벽장 등을 늘 샅샅이 뒤지며 숨겨놓은 마약이 있는지 검사했던 것.
아이들이 자라면서 링컨우드로 이사, 다운타운으로 미용실을 이전한 김씨는 모든 기억들이 아련하지만 자신을 잊지못해 다운타운까지 버스를 타고 찾아오는 옛 이웃들의 미소를 보면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했다.
“제 딸들은 바쁜 와중에도 한국어를 읽고 쓰도록 시켜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말을 잘해요. 기특하지요. 저는 원하는만큼 이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가끔 골목어귀에 서서 마약을 팔고 있을 아이들이 떠올라요. 누군가 이들을 말려 학교로 인도해야 할텐데 걱정이 되네요.”
그는 생활권이 달라져 자주 찾지 못하는 이웃들을 떠올리며 생활기반을 잡은 한인들이 주변의 불우이웃을 내 자식처럼 대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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