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탈북자 장길수(18)군이 6일 UN주재 북한대표부를 전격 방문,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의 생사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진정서를 전달했다.
이날 오후 4시 ‘길수 구명운동본부’ 문국한 본부장과 뉴욕거주 사업가 박효현씨 등과 함께 UN대표부에 도착한 길수군은 직접 박길연 대사에게 진정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 공관원이 접수를 완강히 거부해 결국 정문 밑 문틈으로 밀어넣고 숙소로 돌아왔다.
길수군은 자필로 쓴 이 진정서에서 자신은 2001년 6월26일 중국 베이징 주재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으며 어머니 정순애(47)씨도 1999년 8월 탈북했으나 2001년 3월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북송됐다고 밝혔다. 길수군은 또 강제북송된 어머니가 그해 6월25일까지 함경북도 화대군 보위부에 수감돼 있다가 총살형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확인되지 않았고 함경북도 화대군 석정리 3반에 거주하는 아버지 장용준(52)씨, 형 창선(22)씨의 생사여부 역시 모른다며 북한대표부와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함께 가족의 생사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길수군의 갑작스런 방문에 당황한 대표부 직원들은 문을 닫아 버리고 진정서 접수를 거부했으며 길수군이 문 밑으로 집어넣자 다시 이를 문밖으로 던져버려 다시 집어넣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길수군은 “내가 이렇게 해서라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다면 더 이상 다른 기대는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대표부 사람들에게 잡혀도 겁나지 않으며 여기가 미국인데 나를 어떻게 하겠느냐”고 나이에 걸맞지 않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3일 워싱턴DC에 도착해 에드워드 케네디, 샘 브라운백 연방상원의원, 미 북한인권위원회 공동후원으로 상원 별관 러셀빌딩에서 그림전시회를 가진 길수군은 이날 정오 뉴욕에 도착, 대표부 방문에 앞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유엔을 돌아봤다. 길수군은 7일 워싱턴DC로 돌아가 하루를 머문 뒤 8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뉴욕지사=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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