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뚱보나 뚱보 자녀를 둔 부모 중 상당수는 햄버거를 시킬 때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니는 프렌치 프라이즈(French Fries)에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싸구려 기름에 푹 절은 프렌치 프라이즈가 살을 찌우고 콜레스테롤까지 높이기 때문이다.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이 프랑스 대사 시절 프랑스식 프라이 감자(French Fried Potatoes)의 맛에 반해 감자를 북미에 소개했고 재배가 시작돼 오늘날 인기식품이 됐지만, 부모들은 프렌치 프라이즈에서 가급적 자녀를 떼어놓으려 궁리를 한다.
“맥도널드, 버거 킹 등 패스트푸드 식당에는 가지 않는다”는 원천봉쇄형 부모가 있다. 그래도 정크 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겐 가혹하게만 비쳐진다.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에는 아직 어린 자녀들은 “엄마 아빠는 정말 너무해”하며 야속해 한다.
“이들 업소가 도처에 널려 있는데 원천 봉쇄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햄버거를 주문하더라도 프렌치 프라이즈만은 뺀다”는 타협형 부모도 있다. E콜라이 박테리아로 간간이 문제가 되는 간고기 햄버거나 치아에 나쁜 콜라도 선뜻 내키지는 않지만 아이들 입맛을 무조건 무시할 수도 없어 프렌치 프라이즈를 먹지 않는 조건으로 업소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주위에서 온통 프렌치 프라이즈 냄새가 진동하는 데 어떻게 시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냅킨을 이용해 기름을 어느 정도 짜낸 뒤 먹게 한다”는 마음 약한 온건형 부모도 있다. 원천봉쇄형 부모나 타협형 부모에 비해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인기가 높을지 모르지만 100% 실행에 옮기려면 여간 거추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한다.
양질의 기름으로 프렌치 프라이즈를 튀겨 파는 ‘인 앤 아웃’만을 애용하는 획일형 부모도 있다. 이 업소는 워낙 수가 적어 생각처럼 손쉽게 드나들 수가 없으니 “집 근처에 업소가 있어 인 앤 아웃만 간다”는 부모는 그래도 꽤 운이 좋은 편이다.
‘프렌치 프라이즈 안 먹이기’ 작전은 보통 정성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해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패스트푸드의 대부격인 맥도널드가 엊그제 “내달부터 일부 업소에서 프렌치 프라이즈를 튀길 때 저지방 기름을 사용하고 내년 2월부터 전업소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패스트푸드 업소에서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유사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새 프렌치 프라이즈는 좋단다”며 패스트푸드 업소 출입 횟수를 늘이면 엉뚱한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 저지방도 지방이니 말이다.
<박봉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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