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4일 밤 11시15분께 할리웃힐스의 한 주택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 주택을 전소시키고 집안에 있던 4명 일가족이 고스란히 타죽었다. 전기누전이나 기타 원인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여러 정황으로 보아 단순사고가 아니라 방화살인이라는 심증을 굳혔다.
며칠 후 이들은 범행 용의자로 죽은 일가족이 운영하는 스튜티오시티의 호텔(유니버설 시티 인)의 옆 호텔(스튜디오 플레이스 인)의 주인 프라빈 고빈(33)과 형 빅터 고빈(35), 그리고 칼로스 아마도르(25)를 체포했다.
검찰은 29일에는 이들 3명을 각각 4건의 살인혐의와 방화살인, 금전적 이득을 위한 살인, 1급 강도 및 절도, 다중살인 등의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의 사형을 요청할 것을 아울러 고려중이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들의 방화로 죽은 이들은 남편과 유니버설 시티인을 운영해온 지타 쿠마르(42), 아들 파라스(18), 딸 툴시(16), 모친 시타벤 파텔(63)이었다. 지타의 남편 쿠마르는 베이커스필드에 가느라 변을 모면했다.
그는 돌아오던 길에 자신의 집에 불이 난 것을 목격했으나 집안의 아내와 아들 딸, 장모를 구하기는커녕 집 근처에 접근도 못할 정도로 이미 불길이 건물 전체를 삼켜버렸다.
그의 신고를 받고 3분만에 소방관들이 도착했으나 그들도 결국 숯덩이로 변한 4구의 사체만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경찰은 고빈 일당이 왜 쿠마르의 집을 지목해서 방화를 했을까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한 끝에 벤추라 블러버드 10700 블럭에 나란히 소재한 이들의 호텔과 피해자의 호텔이 공동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중앙 공터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암투를 벌여온 것을 알아냈다.
특히 최근에는 장사가 훨씬 잘되는 유니버설 시티 인 측에서 현재 40개 객실을 60개로 확장하는 플랜을 진행 중이어서 고빈측과 자주 말싸움 등을 벌여왔다.
수사관들은 이같은 상황과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고빈을 집중 추궁한 결과 범행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결국 잘되는 이웃 비즈니스를 질투하고 그의 승승장구를 방해하기 위해 이들은 인도에서 이민한 쿠마르 가족의 ‘아메리칸 드림’을 화마 속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계획적 방화살인을 하고서도 이들은 쿠마르 4인 가족의 장례식에 조문차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나 주변을 더욱 분노케 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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