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진씨가 ‘삶의 단계들(Stages of Life)’이라는 주제로 31일까지 맨하탄 147 Duane 스트릿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진씨는 ‘점’이란 에너지의 원천이요, 세포 또는 씨앗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점들이 모여서 이뤄진 선은 사람에 비유하면 핏줄이요 근육이라고 풀이했다.
작가는 이러한 고민 의식 속에서 종이, 아크릴 등을 이용해 점에서 시작해 선으로 성장하고 이들이 모여서 각종 형상을 이뤄 완성 또는 미완성의 상태를 나름대로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이런 일련의 작품들을 통한 역동적인 이미지 구현이 아쉬웠다고 판단했는지 투명한 아크릴 소재를 이용해 형상들을 여러 겹 겹치거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점이 모여 선을 이루고 이들 선이 하나의 형태로 발전했다가 소멸되는 과정들을 담은 작품을 모니터로 보여주고 있다.
이진씨는 "작품 재료에 구애되지는 않아요. 다만 세포 또는 씨앗과도 같은 점이 이미지로 자라나고 또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움직이고 소멸하는 과정들을 작품에 담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한다. 물론 작품 속의 이미지들은 모두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고 한다.
"종이나 캔버스를 이용한 작품들은 이미지가 점에서 시작해 성숙에 이르기까지의 어느 단계 또는 마지막 순간을 잘 표현하고 있어요. 반면 아크릴 소재의 경우 각단계들이 중첩되면서 변화의 과정을 세분화할 수 있으며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동적인 움직임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 재료라고 생각합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종이 2점, 아크릴 15점, 애니메이션은 8분15초짜리 1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작품마다 별도의 제목 없이 ‘삶의 단계들’이란 전체 주제 아래 생명의 태동과 성장, 소멸을 나름대로 표현하고 있다. 다소 난해하지만 점과 선의 움직임과 발전을 통해 고귀한 생명을 표현하려한 작가의 고민이 돋보인다.
이진씨는 서울대 서양학과를 96년 졸업하고 97년 뉴욕으로 유학와 지난해 프랫에서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은 서울에서 한번, 그리고 지난해 학교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지만 사실상 이번이 작가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첫 번째 전시회인 셈이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제가 추구하는 순수 예술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특히 뉴욕은 예술가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화가들에게 좋은 무대라고 생각해요. 오래도록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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